기자명 이숙영 기자
  • 입력 2021.08.27 23:05

MZ세대 겨냥 마케팅 띄워 상호 매출 신장…수익금 통해 기부 ESG 활동 '일석이조'

(사진제공=넥슨)
넥슨과 오뚜기는 지난 7월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넥슨)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게임업계에 이색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불고 있다. 넥슨은 오뚜기와 제휴를 통해 지난달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와 '진라면'의 콜라보를 진행했다. 넥슨은 게임 내에서 특정 퀘스트를 수행한 유저에게 '진라면 카트', '진라면 풍선' 등 아이템을 제공하고, 오뚜기는 진라면 용기 디자인에 카트라이더 캐릭터인 '배찌'와 '다오'를 전면 배치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진라면 콜라보 프로모션을 진행한 7월 카러플 게임 이용자 수가 전월(6월) 대비 약 25%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진라면 용기·컵 매출이 전월 동기보다 29.4%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6.0%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색 제품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펀슈머'가 증가하면서 게임업계와 유통업계가 협업해 이색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펀슈머는 영어 펀(Fun)과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펀슈머는 물건을 구매할 때 상품에 대한 재미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식품부터 옷, 자동차, 테마파크, 체크카드까지 이종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된 상품들은 펀슈머의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게임·유통업계에서는 펀슈머를 노린 적극적인 콜라보로 성과를 내고 있다. 카러플과 오뚜기의 협업 사례처럼 콜라보를 진행하면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유통업계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제품 이미지에 신선함을 더해 판매량 및 매출을 올릴 수 있어 협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경아 넥슨 마케팅실장은 "오뚜기와의 콜라보는 게임 안팎의 모든 이용자들에게 큰 환호를 얻으며 양사 제품 흥행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귀엽고 친근한 게임성을 갖춘 카러플에 많은 산업군에서 제휴 관심을 보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도 게임과 유통업계의 협업 사례는 있었지만 학생들이 주로 소비하는 삼각김밥 등의 식품에 그쳤다면 이제는 MZ세대 펀슈머를 노리는 마케팅으로 진화해 콜라보 상품군이 넓어지고 있다"며 "작은 공통점일지라도 어떻게 참신하게 엮어 풀어내느냐에 따라 마케팅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펄어비스)
펄어비스 '검은사막' 콜라보 상품 '껌은사막' (사진제공=펄어비스)

펄어비스는 게임 '검은사막'의 이름을 활용한 이색 콜라보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며 콜라보 명가로 자리매김한 기업 중 하나다.

검은사막의 협업은 지난 2019년 9월 해태제과와 함께 출시한 '껌은사막'부터 시작됐다. 검은사막 직접 서비스를 기념해 이용자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제공된 껌은사막은 은단향 껌 포장지에 검은사막 캐릭터를 그린 형태로 콜라보가 진행됐다. 검은사막의 '검'에서 '껌'을 연상해 껌은사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껌은사막은 재미있는 'B급 마케팅'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펄어비스는 '김은사막(김)', '감은사막(샴푸)', '검은사각(팬티)' 등 게임명을 활용한 신선한 협업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더해 검은사막은 설빙, 네네치킨 등 식품업계와 제휴해 빙수 세트, 치킨 세트 등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초고성능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와 협업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RPG, 엔픽셀, 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다양한 게임 기업들이 콜라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대표 MMORPG인 '로스트아크'를 통해 유통업계와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로스트아크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네네치킨, 이마트24, 미스터피자, 맘스터치, CGV, 이디야 등 6개의 기업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로스트아크의 마스코트인 '모코코'를 주인공으로 한 '모코코X청양마요세트'부터 '모코코 도시락', '미스터 모코코 피자 세트', '모코코 팝콘' 등 상품 특색에 맞는 여러 제품을 선보였다. 스마일게이트 RPG에 따르면 최초로 진행한 콜라보였던 네네치킨과의 이벤트 이후 네네치킨 일평균 발주량은 150% 증가했다. 또 이마트24사와의 도시락 상품 콜라보 후에는 이마트24사의 도시락 발주량이 8배 증가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콜라보와 연계, 기부 캠페인을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미스터피자와의 협업으로 나온 '미스터 모코코 피자 세트'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 복지 사각지대 아이들에게 피자를 전달했다. 또 맘스터치와의 콜라보를 통해 판매한 한정판 '모코코맘스세트' 수익금의 일부를 국내 복지 사각지대 아이들에 기부해 여름방학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콜라보와 연계해 ESG 활동을 펼쳤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 RPG 대표는 "콜라보레이션은 소중한 아이들을 위한 기부 캠페인과 연계해 사회의 소외 받는 이웃에게 작은 온기를 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니지 X 꼼파뇨' 콜라보 상품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리니지 X 꼼파뇨' 콜라보 상품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픽셀도 네네치킨, 설빙, 도미노피자 등과 협업해 제휴 이벤트를 선보였다. 네네치킨과 '그랑사가 위대한 치킨 3종 세트'를 선보이며 메뉴 주문 시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스페셜 쿠폰을 제공했다. 또 그랑사가의 인기 캐릭터 '루인', '세리아드'와 설빙의 대표 메뉴를 활용해 그랑사가 설빙 2종 세트를 구성하고 오는 9월 1일까지 판매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세화피앤씨와 손잡고 PC MMORPG '엘리온'과 협업 샴푸를 선보였다. 세화피앤씨의 헤어브랜드 모레모의 남성용 올인원 워터 샴푸인 '모레모 포 엘리온 승부 샴푸 E'를 1000개 한정 수량으로 공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샴푸 외에도 '이계 검왕 생존기' 등 웹툰과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엔씨는 27일 자사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콜라보 상품을 선보이는 신규 프로젝트 '어메니티 라운지'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의류 브랜드 '꼼파뇨'와 협업, 리니지 캐릭터를 꼼파뇨 의류 및 액세서리에 담은 총 19종 상품을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에서 판매한다. 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물 형태의 OST 음반을 공개하고, 음악이 담긴 카세트테이프, 헤드셋 등을 포함한 '리니지 OST 카세트테이프 세트'를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엔씨 관계자는 "앞으로도 IP를 활용한 다양한 콜라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다양한 브랜드 및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MZ세대의 문화코드를 반영한 상품을 제작하고, 이용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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