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1.09.16 06:00

16일 임시 주주총회서 배터리 및 석유개발(E&P) 사업 물적분할 승인 나서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오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한다. 미래 핵심 사업의 분사에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고, 국민연금도 반대 의견을 내면서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부문 물적분할 승인과 자회사 현물배당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 등을 의결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분할해 각각 분사할 계획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내달 1일 자회사 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 E&P 주식회사'(가칭)가 각각 출범한다.

이번 물적분할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은 이번 분할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적 분할과 달리 물적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자회사의 지분 100%를 갖기 때문에 주주들은 분할되는 배터리 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받을 수 없다. 배터리 물적분할 결정을 하루 앞둔 15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8000원(-3.13%) 하락한 24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건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LG화학은 당시 주주들의 강한 반발에 주가가 급락했다. 물적분할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만 LG화학의 주가는 5% 넘게 하락했고, 다음 거래일 역시 6% 이상 떨어졌다. LG화학은 분할 발표 직후 주가가 70만원대에서 60만원까지 내렸지만, 한 달여만에 7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와 관련,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자회사 한국ESG연구소 책임투자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부문 분할은 지난해 LG화학과 케이스와 닮아있다"며 "지분가치를 희석과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보완할 수 있는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과, 필요하다면 일부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서라도 주주환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 비중은 27%여서, 54%의 지분율을 보유했던 LG화학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에 따르는 주가 영향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고있다. 

KTB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최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적정 평균 매수가 35만원을 제시하며, 배터리 분할 이후에도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보다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가 클 전망"이라며 "투자비 확보로 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하나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의견을 '중립·유지', 적정 평균 매수가는 26만원으로 하향했다. 배터리 분할로 투자 포인트가 하나씩 삭제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핵심 사업인 배터리 부문의 분할과 이후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및 지주사 할인 반영 등은 피할 수 없다"며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2019년도 페루광구 매각을 시작으로, SK루브리컨츠 지분 40%도 매각했고, 최근에는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를 하향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배터리 부문의 IPO 전까지는 주가가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사업에서 성장산업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때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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