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10.27 19:29
[뉴스웍스=강현민 기자]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문에서는 부인 김옥숙 씨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및 그의 자녀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영국 출장 중이었던 아들 노재헌 변호사도 이날 오전 귀국해 빈소에 도착했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조문했다. 문 대통령이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씨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지만, 직접 조문은 하지 않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 5.18 민주화운동 강제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 30분경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장동현 SK㈜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함께 빈소를 찾아 약 10여분간 조문했다. 고인의 사위인 최 회장은 예정돼 있던 미국 출장 일정을 다소 늦추고 조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에서 나온 최 회장은 취재진에게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숙환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아무쪼록 영면을 잘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라 조 바이든 정부와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합류한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그는 기자들과 별다른 질의응답 없이 빈소를 떠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은 "중국과의 외교 등 여러 업적을 남기셔서 존경하는 분"이라고 추모했다.
여야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의 문상도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가시는 길이니까 같이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결코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높이 본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과오는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기여한 점이 크다"며 "전두환 씨는 내란목적 살인죄에 대해 유죄 확정을 받았는데 국가장을 치를 수 없게 법을 개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평가될 부분이 있다"며 "피해에 대한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고, 아들 노재헌 변호사도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가족을 대표해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방외교를 개척해 대한민국의 시대적 소명을 제대로 완수한 분"이라며 "고인을 대신해 5·18 영령분들에게 참회한 가족분들에게도 위로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 원로 정치인들도 빈소를 찾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오늘날 우리가 빠르게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한 분"이라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는 커다란 족적을 남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병석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황교안·이낙연 전 총리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박철언 전 정무 제1장관, 노재봉 전 총리, 정해창 전 비서실장,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 김진현 전 과기부 장관, 이현택 전 체육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등 6공 인사들이 대거 빈소를 찾아 주목을 받았다.
한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은 5일장으로 30일까지 진행된다. 영결식과 안장식은 10월 30일 거행되며 장소는 장례위원회가 유족 측과 논의해 추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는 파주 통일동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족 측은 전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장지는 고인의 생전 뜻을 받들어 통일동산이 있는 파주에 모시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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