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1.10 16:57

강남구 세텍·수서 공영주차장·은평구 혁신센터·용산정비창 부지 손꼽아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가 10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가 10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는 10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정책 소견 발표'에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인 '반값 아파트'도 넉넉하게 공급해 주택 매입 초기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값 아파트'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뜻한다. SH 등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땅값이 들어가지 않는 만큼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을 통해 강남 등에 30평대 아파트를 3억∼5억원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은 이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빠르게 시행할 준비를 하겠다"며 "강남은 SH 이윤을 붙여 5억원으로 하고, 서울 주변은 3억원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염두에 둔 후보 부지로 강남구 세텍(SETEC)·서울의료원 부지, 수서 공영주차장 부지, 은평구 서울혁신센터 부지,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 등을 꼽았다. 혁신센터의 경우 내부 녹지 1만평을 역세권 용도 변경으로 개발하는 구상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서울시의 미래계획에 따라 도시개발과 도심 활성화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재개발·재건축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도심의 다양한 택지 발굴은 물론 공공 참여형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 등을 통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택지 확보와 관련해 "공공 보유 토지, 공기업 이전 토지, 민간의 비업무용 토지 등을 조사해 서울 전 지역의 빈 땅을 찾아 토지를 비축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또한 "재정 혁신을 위해 공공주택의 손실 중 비중이 큰 감가상각비용 처리방식 등을 재검토하고, 사업구조 재편과 인력 재배치 등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공공주택 정보 공개도 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공사가 보유한 10만채의 공공주택과 아파트·다가구·다세대가 어느 위치, 어느 가격으로 임대되고 어디가 비어있는지 모두 알게 만들겠다"며 "분양원가도 과거 10년치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인터넷에 상시 공개하겠다"고 했다.

공공주택 공급과에 대해서는 "SH가 갖고 있는 장기전세주택 건설 비용이 2억원 정도인데 전세보증금으로 3∼4억원만 받아도 건설비용보다 월등히 많은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임대주택은 최초 취득가가 굉장히 낮아 여러 가지를 조합하면 상당히 좋은 공급방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하계동 노후 아파트의 경우 고층으로 재건축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저격수'로 불리는 김 후보자는 1981∼2000년 쌍용건설에서 근무하고 2000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활동하며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며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주장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H 임원추천위원회 심사에서 한번 탈락했던 김 후보자를 지난달 SH 사장 후보로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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