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11.15 16:17
김헌동 SH공사 사장 (사진제공=SH공사)
김헌동 SH공사 사장 (사진제공=SH공사)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15일 서울시민의 주거안정과 복지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지난 1999년부터 20여년 동안 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 및 '부동산 가격 거품빼기'의 실천적 해법을 모색해 온 주택정책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 사장이 2차 공모에서 한 차례 탈락하고, 서울시의회에서 '부적격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했지만 임명을 강행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전문성 때문이다.

서울시는 "김 사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현장에서부터 실천적 해법을 모색해 온 주택정책 분야 전문가"라며 "그간 쌓아온 전문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민들의 바람도 비슷하다. 집 없는 서민들의 탄식과 한숨을 잘 아는 김 사장이 부임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무주택 시민께 양질의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겠다"면서 "특히 '반값 아파트'를 통해 주택가격 안정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10일 열린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초 '반값 아파트', 즉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이르면 내년 초 예약제를 도입해 시행 준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또 공급 확대를 위해 대규모 택지와 소규모 택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서울 전 지역에 유휴부지 등의 토지를 확보해 공공택지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공사역할 재정립, 부패 예방시스템 강화, 중장기 재정 혁신과 수익 모델 발굴, 품질혁신과 안전관리, 투명한 경영 등을 약속했다.

오랜 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2억원이 넘은 상황에서 반값 아파트, 그것도 3억~5억원에 공급하겠다고 하니 귀가 번쩍 뜨이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턱없는 소리라고 폄하하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그의 말이 공언(空言)이 아니라 실현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 시절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등을 꼽으며 SH 주도로 반값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한 것에 대해 한발 더 나아가 "강남에서 30평 아파트를 3억~5억원에 분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내놨다. 최근 10년치 SH 분양 원가를 모두 공개해 분양가 거품을 제거하면 '강남 3억원 아파트'도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서도 "싼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것을 실제로 보여 줘야 집값이 안정된다"며 서울시 및 SH 보유 토지 등에 '3억원 아파트'를 먼저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김 사장의 계획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이 같은 합리적인 수준의 분양 아파트가 강남을 시작으로 강북과 수도권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집 때문에 눈물짓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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