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19 10:14

"내 사전에 탈당·이혼 없다고 거절...이러다 또 잘리겠지요"

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정청래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정청래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불교계로부터 '퇴출 요구'를 받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뜻이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지칭하며 이를 걷는 사람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 찾아왔다"며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적시했다. 

'이핵관'은 국민의힘의 '윤핵관'(윤 후보측 핵심관계자)에 빗대서 이재명 후보의 핵심관계자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한 것으로 읽혀진다. 

정 의원은 "저는 컷오프(공천 배제)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지요"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 지난 컷오프 때처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저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는다"고 재차 선언했다.

정 의원의 이른바 '불교계 폄훼 발언'이 나온 후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 후보에 이어 정 의원도 재차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불교계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불교계는 정 의원의 탈당 혹은 제명을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까지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7일 불자 지도자 행사에 참석하며 불심 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최근 불교계가 문재인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과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는 틈을 타 불교계의 지지를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불교 리더들의 역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종교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민족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불교계의 역할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비하해 불교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해 윤 후보가 불교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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