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2.22 14:19

'지나친 낙관' 지적도…김탁 "엔데믹 전환은 영구적 감염병으로 남게 된다는 의미"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유튜브 캡처)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정부가 현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 상황을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 잡는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며 풍토병적인 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반장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높지만 중중도가 낮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 또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정된 6만7000여 명의 연령을 표준화해서 비교한 결과 델타의 치명률은 0.7%, 오미크론은 0.18%다.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약 4분의 1 이하의 치명률이고, 계절독감의 2배 수준이다. OECD 주요 국가에서도 오미크론 치명률은 0.1~0.2% 정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자료에서도 역시 유사한 치명률이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월 23일부터 29일까지 1주간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3%이다. 1월 첫째 주 치명률 0.78%, 둘째 주 치명률 0.48%과 비교해 크게 낮아지는 추세다. 연령별로 볼 때 60대 이상 치명률은 델타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고, 50대 이하 치명률은 극히 낮다. 접종을 완료한 50대 이하의 경우 치명률은 0에 가깝게 떨어진다. 박 반장은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은 오미크론 자체의 특성과 우리나라의 예방접종력, 고위험 환자 중심의 대응 체계 전환, 안정된 의료 체계의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고 있지만, 당초 예상 범위 내에 있으며 걱정했던 것에 비해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 오미크론 유행도 정점을 지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치명률은 낮지만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는 인식은 금물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대유행을 겪고 나면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앞으로 코로나19가 일상적으로 보건학적 피해를 입히는 영구적 감염병으로 남게 된다는 의미"라며 "당장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너무 섣부르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 질환으로 남았을 때 어느 정도 부담을 주는 감염병이 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등의 사망자 수 양상을 볼 때 "코로나19가 우리나라의 경우 일일 사망자 50~200명 정도를 일으키는 감염병으로 남을 수 있다. 매년 1만500~6만명 수준"이라며 "이는 인플루엔자의 5~20배 정도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계절성이 성향이 약한 점을 고려하면 일년 내내 우리를 괴롭히는 호흡기 감염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질병 부담은 점차 감소하겠지만 이를 보면 지금과 달리 인플루엔자처럼 적극적인 검사를 하지 않고 경증에서는 RAT기반으로 중증폐렴에서는 PCR 기반으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일상적인 진료 체계를 세우는 것이 적절할지 의문이 든다"며 "또한, 중증병상 확대, 1인실과 격리병상 확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선제 격리는 영구적으로 남기고 준비해야 하는 의료 체계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지나가도 끝난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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