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2.23 13:58

휴대폰에 2008년 6월 '이재명 변호사' 저장…"이 후보에 8년 동안 충성했는데 조문커녕 발인날 춤 춰 배신감"

국민의힘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이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출장 당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찍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국민의힘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이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출장 당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찍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고(故) 김문기 씨의 유가족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극구 부인해왔던 고(故) 김문기 씨와 이 후보와의 관계를 입증하는 자료들을 공개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숨진 고(故) 김문기 씨(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유가족은 이 후보와 고인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추가 사진을 비롯해 동영상, 휴대전화 연락처를 상세히 공개했다. 

이 가운데에는 고인과 이 후보가 지난 2015년 1월 6일부터 16일까지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찍은 사진도 포함돼 있다.  

이 후보는 그동안 고(故) 김문기 씨가 시장 재직 시절 부하직원 중 한 명이었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사진 속 자료에선 이 후보와 고(故) 김문기 씨는 마주보고 식사를 하고 손을 맞잡고 웃으며 대화를 하는 등 매우 친밀했던 사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23일 공개한 이재명 대선 후보의 2015년 1월 15일 호주 출장 당시 모습이다. 장소는 호주 시드니의 카툼바 블루마운틴이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국민의힘이 23일 공개한 이재명 대선 후보의 2015년 1월 15일 호주 출장 당시 모습이다. 장소는 호주 시드니의 카툼바 블루마운틴이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고인에 대해 "몰랐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아울러 고(故) 김문기 씨가 당시 출장 중 "오늘 시장님(이 후보)하고, 본부장(유동규 당시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며 딸에게 보낸 세부 영상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고(故) 김문기 씨와 이 후보는 성남시장 당선 이전인 2009년 6월부터 서로 알고 있던 사이인 것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밝혀졌다.

유족들이 공개한 고(故) 김문기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에는 이 후보가 '이재명 변호사'로 2009년 6월 24일 저장돼 있다. 이는 이 후보가 '시장을 할 때 이 사람(고인)의 존재를 몰랐다'는 발언과 어긋난다. 

국민의힘의 권성동·김은혜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처럼 대장동 사건 몸통의 실체가 드러나는데도 구속과 죽음으로 꼬리만 잘리고 있다"며 "범죄의 설계자인 몸통은 뻔뻔스럽게 활보하고 있고 끝까지 고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길은 결국 특검 뿐"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2015년 1월 7일 이재명(왼쪽 앞 첫 번째) 당시 성남시장과 고(故) 김문기 씨(오른쪽 앞 첫 번째) 등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지난 2015년 1월 7일 이재명(왼쪽 앞 첫 번째) 당시 성남시장과 고(故) 김문기 씨(오른쪽 앞 첫 번째) 등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한편, 김 전 처장의 장남인 A씨는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며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였던 12월 24일, 아버지 마지막 발인 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다. 80대 친할머니께서는 텔레비전(TV)을 통해 이 모습을 보시고 오열하시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걸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성토했다. 

고(故) 김문기 씨가 지난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시 그의 딸에게 보낸 영상.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고(故) 김문기 씨가 지난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시 그의 딸에게 보낸 영상.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A씨는 또 "아무리 정치라고는 하지만 너무 마음이 아파 '이것은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그 모습을 보고 이 후보의 연락을 기다리던 우리 가족은 다시 한번 철저히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해야 우리 가족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고(故) 김문기 씨가 지난 2009년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한 연락처.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고(故) 김문기 씨가 지난 2009년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한 연락처. (사진제공=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실)

앞서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8시 30분께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실무 책임을 졌던 김 처장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김 처장은 이 같은 의혹으로 수사기관에서 여러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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