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2.28 16:1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EU 대사단과 만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오는 2026년부터 CBAM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탄소 배출 감축은 인류 공동 과제다. 하지만 너무 급속히 추진될 경우 우리기업들에게 급격한 비용 상승을 초래해 감내키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되면 양측 교역과 경제 협력 관계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우리 기업의 탄소 배출 감축 부담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될 수 있도록, 사정을 충분히 살펴달라"고 부탁했다.

CBAM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제품 교역 시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탄소 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 배출이 이전하는 탄소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해 EU가 도입한 무역관세의 일종이다. 약 1.9% 관세율 수준의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연 1조원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안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EU대사관이 힘써달란 부탁도 했다. 손 회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해외 원재료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반도체·가전·석유화학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오늘 간담회가 EU대사와 기업 간 정보 교류와 소통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손 회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경영계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되지 않아 유감스럽지만, 경총은 올해 4월 발효되는 3개 ILO 협약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EU의 협력적 노사관계, 사회적대화 경험, 법 제도 등을 살펴보기 위해 시찰단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IL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지지하는 발언도 했다. 손 회장은 "강 전 장관이 IL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다. 강 전 장관은 UN 고위직에서 다년간 근무한 국제기구 전문가이자,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며 "강 전 장관은 이러한 전문성과 경험을 기반으로 ILO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EU 대사는 "EU와 한국 모두에게 녹색·디지털 경제 협력은 팬데믹 이후 회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이 더욱 활발히 논의되길 바란다. CBAM 시행에 대한 한국 경영계의 우려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경총 회장단과 주요 기업, EU 24개국 대사단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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