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3.04 12:14

삼성전자, "SW 업데이트로 '성능 우선' 옵션 제공할 것"

10일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br>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가 출시 초기부터 암초를 만났다. 게임 등 고사양의 앱을 실행할 때 자동으로 동작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가 논란의 원인이다.

GOS는 기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한 기능이다. 그러나 사용자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적용돼 사실상 '성능 제한' 기능이란 불만이 나온다. 출시 전부터 역대급 성능을 자랑했지만, 실사용에서 느낄 수 있는 성능이 떨어지기에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섰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홈페이지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와 다수 IT 커뮤니티에 모바일 게임 시 갤럭시 S22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갤럭시 S22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GOS 기능이 해당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GOS는 고사양‧고화질 게임을 할 때 자동 실행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는 역할을 한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발열 문제에 민감해진 삼성전자가 적용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해석된다. 갤럭시 S22의 전작인 '갤럭시 S21'과 '갤럭시 S20'에도 탑재됐다. 

해당 기능이 논란이 된 이유는 우회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그간 갤럭시 이용자들은 유료 앱 등을 사용해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었으나, 갤럭시 S22 시리즈는 원 UI 4.0 업데이트로 GOS 탑재가 의무화됐다. GOS 기능을 끌 수 있는 우회 수단도 모두 막혔다.

긱벤치 개발자 존 풀이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 갤럭시S22 울트라의 GOS 적용 시(파란색) 벤치마크 점수를 공유했다. (사진=존 풀 트위터 캡처)
긱벤치 개발자 존 풀이 자신의 트위터에 갤럭시 S22 울트라의 GOS 적용 시(파란색) 벤치마크 점수와 미적용 시 벤치마크 점수를 비교한 그래프. (사진=존 풀 트위터 캡처)

특히 해외 IT기기 사이트의 벤치마크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은 심화됐다.

최근 스마트폰 벤치마크 앱 '긱벤치' 개발자인 존 풀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갤럭시 S22 울트라에서 GOS 작동 시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기능이 각각 53.9%, 64.2%로 낮아졌다고 공개했다. 긱벤치 점수를 단순 비교하면 GOS 적용 상태의 갤럭시 S22 플러스는 지난 2018년 출시된 '아이폰XR'은 물론, 갤럭시 시리즈 보급형인 '갤럭시 A52s'보다 떨어진다.

논란이 거세지자 삼성전자는 3일 자사 공식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삼성 멤버스'에 공지를 올려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은 "최근 다양한 고객 수요에 부응하고자 게임 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사용자가 GOS 기능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게 변경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번 성능 제한 이슈가 '미필적 고의'에 가깝다는 인식 때문이다. GOS는 벤치마크 앱을 사용하면 활성화되지 않아 최대 성능을 기록할 수 있지만, 실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땐 성능을 크게 낮춘다. 이는 삼성전자가 안전을 위해 GOS를 의무 적용했다는 주장과 상반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벤치마크는 하드웨어에 의도적으로 과부하를 걸어 제품 최고 성능을 테스트하는 작업으로, 게임보다 더 큰 부하와 발열을 유발한다. 하지만, 벤치마크 앱에 GOS 적용을 제외한 것에 대해 일부 갤럭시 사용자들은 "사용자를 기만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GOS 의무 적용이 원가 절감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AP 발열을 줄여주는 베이퍼챔버 면적이 경쟁사 제품보다 작다는 것이 이유다. 부품 가격을 줄이는 대신, GOS로 성능을 제한해 발열을 낮추려 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갤럭시 S22는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 S20과 갤럭시 S21 모두 연간 출하량 3000만대를 밑돌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만큼,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칼을 갈고 나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GOS 논란에 삼성전자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가 향후 갤럭시 S22의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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