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3.11 11:22

노태문 사장 "내부 의견 경청 못했다" 직원들에게 사과

지난달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달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시리즈'의 성능 조작 논란을 일으킨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을 이용자가 해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제기한 과도한 발열 논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다만 고객들의 불만을 수용해 의무화 조치를 없앴지만 이번 조치가 갤럭시 S22 시리즈에만 적용해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갤럭시 S22 시리즈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 이후 이용자들은 GOS 기능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런저 애플리케이션(앱) 내에는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 '게임 퍼포먼스 관리 모드'도 추가됐다.

GOS는 고사양‧고화질 게임을 할 때 자동 실행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하는 시스템 앱이다.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GOS가 활성화되면 이용자가 체감할 정도로 그래픽 화질이나 반응속도 등 성능이 50~60% 정도 떨어져 불만이 높았다.

특히 사용자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적용돼 사실상 '성능 제한' 기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작들과 달리 GOS 기능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도 막혔고, 벤치마크(스마트폰 성능 평가) '치팅' 논란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더 커졌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전용 커뮤니티인 삼성멤버스 공지사항에서 "게임 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SW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지 이후 6일 만에 첫 업데이트가 이뤄진 셈이다.

SW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의 GOS 강제 적용은 해제됐으나 소비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GOS 기능이 적용되는 모델은 갤럭시 S22뿐만 아니라 갤럭시 S7 이후 모든 갤럭시 기종에 적용됐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S22 시리즈에만 적용됐기 때문이다.

업데이트가 이뤄진 후에도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삼성멤버스 게시판 등을 보면 "더이상 삼성 플래그십은 안 산다", "리콜을 해도 모자랄 판에 패치만 대충 하고 넘어갈려는 건가"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환불을 요구하는 일부 갤럭시 S22 구매자들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당 카페에는 이날까지 약 6800명이 가입한 상태다.

한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노 사장은 전날 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갤럭시 S22 시리즈에 GOS를 강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내부 의견을 경청하지 못했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한 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비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게임 유저의 환경을 고려해 지속적인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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