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3.07 13:54

화웨이·샤오미 이어 삼성전자 제외…브랜드 신뢰도 '타격'

10일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br>
지난달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전자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GOS는 고사양‧고화질 게임 등을 할 때 자동 실행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소비자에게 고지나 동의 없이 탑재해 반발을 샀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특정 앱 구동 시 성능 제한을 거는 GOS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유명 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는 '갤럭시 S22' 시리즈를 평가 목록에서 제외했고, 일부 소액주주들은 사태와 관계된 경영진의 사내이사 선임 소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간 갤럭시 이용자들은 유료 앱 등을 사용해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었으나, 갤럭시 S22 시리즈는 원 UI 4.0 업데이트로 GOS 탑재가 의무화됐다. GOS 기능을 끌 수 있는 우회 수단도 모두 막혔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 점을 미리 고지하지 않은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성능 저하 폭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반발을 키운 이유다. GOS 작동 시 AP 성능이 절반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 비교할 때 GOS가 활성화된 갤럭시 S22의 성능은 자사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A52s'보다도 떨어졌다. 

긱벤치 평가 목록에서 제외된 갤럭시 S22 시리즈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원플러스,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 제품뿐이다. (사진=긱벤치 홈페이지 캡처)
긱벤치 평가 목록에서 제외된 갤럭시 S22 시리즈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원플러스,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 제품뿐이다. (사진=긱벤치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최근 긱벤치는 최근 갤럭시 S22 시리즈를 벤치마크 평가 목록에서 제외했다. 갤럭시 S22와 마찬가지로 GOS를 사용한 갤럭시 S21, 갤럭시 S20, 갤럭시 S10 전 모델이 벤치마크 목록에서 빠졌다. 

긱벤치는 "삼성전자의 GOS는 앱 식별장치를 활용해 어떤 앱을 쓸 때 기능을 떨어뜨릴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이를 통해 주요 벤치마크 앱을 사용할 때 기기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만들었다"며 "이를 '조작(manipulation)'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긱벤치는 모바일 기기 벤치마크 중 가장 공신력 있고 영향력도 크다. 이번 사태 전 긱벤치 벤치마크 순위에서 제외된 기종은 원플러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 제품뿐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제품과 브랜드 신뢰도에서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주요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갤럭시 S22 구매를 취소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집단소송을 위한 카페도 개설되면서 집단 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7일 기준 해당 카페 회원수는 3700명 수준이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았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6700여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온라인에 '주주총회 반대투표 인증'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이달 16일 열리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의 사전 온라인 투표에서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는데, GOS 사태의 책임자인 노 사장의 선임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자신을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GOS 사건이 누구 때문인지 잘 고민하고 비토해 달라"며 "제대로 된 회사라면 이렇게 잘못된 경영을 하는 경영진들이 교체되어야 한다. 경영진 위에 천만 주주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GOS 사태 수습에 따라 갤럭시 S22 흥행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S22는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GOS 사태가 불거지면서 '흥행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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