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4.04 11:07

"86 용퇴론 설명해야…모든 인적자원 놓고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 방식'으로 뽑자"

김민석 민주당 의원. (사진=김민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민석 민주당 의원. (사진=김민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송 전 대표를 정조준 해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하는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줄 의무가 있다"며 "주소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깊이 인식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데 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또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 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한 86 용퇴론(80년대 학번·60년대 태생)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과정에서 '누구누구가 경쟁력이 있다면 왜 당에서 나를 거론했겠느냐'며 다른 유력 당내 인사들을 폄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언급하셨던 분들의 경쟁력이 송 전 대표보다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뜻으로 송 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이재명 후보가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직격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라며 "대선 패배는 했지만 수용할 수 없는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는 책임을 당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 의원, 박영선 전 장관을 거론하며 "그분들이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내가 거론될 필요가 없다. 그런 걸 당에서 검토할 텐데 일각에서 저에게 강력히 요청을 많이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 의원, 박영선 전 장관 보다는 자신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 인천 보궐선거 공천 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인천, 나아가 서울과 전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군을 압축해 시민과 당원의 지지가 가장 높은 사람을 후보로 지명하는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 방식'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뽑자는 제안도 했다.

또한 "서울 지역구 출신 대선후보였던 이낙연·정세균·추미애·박용진, 직전 후보였던 박영선, 서울 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서울 출신 전직 최고위원인 박주민·강병원, 최근 주소지를 옮긴 송영길, 대선 책임을 자임하고 불출마를 표명했던 우상호 등 당내 인사들과 김현종 등 서울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파격적이고 참신한 당외 인사 등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주 송 전 대표 출마를 비토하는 서울지역 의원들의 모임을 남인순 의원과 함께 주도한 86 중진이다. 당시 20여명이 국회에서 모여 이른바 '송영길 차출론'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을 기점으로 이재명계와 송 전 대표가 밀어붙인 서울시장 출마 강행을 놓고 민주당 내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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