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05 09:33

석유 제품·개인서비스 상승압력 확대…5~7월 유류세 30% 인하
화물차·버스·연안화물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3개월 간 지원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3월 소비자물가가 우려했던 대로 10년 만에 4%대로 올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외식 등 서비스가격과 석유류가격 상승으로 4%대로 진입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물가와 관련해 "농축수산물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상승압력이 확대되면서 2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석유류 물가기여도가 확대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2월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 12월 이후 10년3개월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4%대 진입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째 3%대를 기록한 후 3월에는 4%를 돌파했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보인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3월 4%대 물가상승률은 이미 예견된 결과이긴 하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직접 다가오는 3월 물가는 석유류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며 언급해 4%대 상승률을 시사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올해 물가 상승률도 3%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4일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기존(지난해 11월) 전망보다 1.1%포인트 상향한 3.1%로 제시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망경로보다 높아져 상당기간 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으로는 3%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최근 물가 상승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어 향후 전망치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5.4%, 서비스는 3.1%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0.4% 올랐다. 농산물은 3.8% 하락했으나 축산물은 7.6%, 수산물은 0.6%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10.4% 내렸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수입쇠고기(27.7%), 돼지고기(9.4%), 귤(18.2%), 국산쇠고기(3.6%), 포도(24.5%), 마늘(16.1%) 등은 상승했고 파(-62.0%), 양파(-50.0%), 사과(-21.2%), 쌀(-7.5%), 고춧가루(-14.0%), 고구마(-25.2%), 달걀(-7.3%)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6.4%)과 석유류(31.2%)가 모두 오르면서 6.9%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의 경우 휘발유(27.4%), 경유(37.9%), 등유(47.1%), 자동차용LPG(20.4%) 등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4월 말에서 7월 말로 연장키로 결정했다. 인하 폭도 30%로 확대키로 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2.0%)와 공공서비스(0.6%), 개인서비스(4.4%)가 모두 오르며 전년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8%), 월세(1.1%)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6.6%)과 외식외(2.9%)가 모두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부동산중개수수료(-7.7%), 유치원납입금(-18.6%)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등이 오르면서 0.6%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07.62로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식품은 4.7%, 식품 이외는 5.1% 각각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4.5%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4.40으로 전년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3.72로 2.9% 올랐다.

◆정부 물가안정 대책 마련에 총력…'고유가 부담완화 3종 세트' 등 마련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이날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고유가 부담완화 3종 세트'를 마련했다. 우선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 30%로 확대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시행한다. 역대 최대 수준인 30%까지 인하 폭이 확대되면 휘발유 1ℓ당 세금은 574원으로 낮아져 20% 적용 때보다 82원 준다.

또 경유값 급등으로 인한 대중교통, 물류로 인해 유가보조금 대상인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서민 생계 지원을 위해 택시, 소상공인 등이 주로 이용하는 차량용 부탄, 즉 LPG에 대한 판매 부과금은 3개월간 30% 감면한다.

정부는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도 엄정 대응키로 했다. 주요 독과점 분야의 경쟁 촉진을 위한 경쟁 제한적인 주제 개선 등도 적극적으로 병행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전개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당분간 물가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물가 문제는 현재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엄중한 사안"이라며 "물가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마지막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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