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14 12:27

올해 성장률 2% 중후반, 물가상승률 4% 근접할 듯…"시장 기대 높아졌지만 경기 하방위험도 커져"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온라인으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온라인으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한은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1.50%로 올랐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1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만장일치"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는 의장을 맡는 한은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한은 총재로 이창용 후보자가가 지명됐으나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는 등 총재 취임을 위한 절차를 마치지 못 해 이날 금통위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 이에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대행을 맡아 진행했다.

금통위는 총재 공석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주 위원은 "2월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화하면 7명이 하던 결정을 6명이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와 기준금리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자가 귀국하고 나서 간단한 상견례 차원에서 만났으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2월 만장일치로 동결됐으나 4월에는 만장일치로 인상이 결정됐다. 주 위원은 "2월에도 많은 위원들이 추후 인상을 강조하면서 이를 시사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시장에서도 2분기 중 한 번은 인상을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4차례 인상했는데 기본적으로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수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고 소비도 오미크론 확산에 1~2월 다소 부진했으나 3월 중순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이 1.75~2.0% 수준에서 2.5%까지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시장 기대가 높아진 것 같다"며 "물가로 보면 조금 더 높여야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경기 하방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2월 전망인 3.1%를 크게 상회하고 성장률은 3%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위원은 "물가는 대략 연간으로 4%나 그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성장률은 지난 2월보다 낮아지겠지만 2% 중후반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물가가 다소 높긴해도 성장세가 높아 스태크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은은 5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미 연준은 5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현재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0.25~0.50% 수준이다. 5월에는 빅스텝,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한미간 금리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 위원은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자본이 유출되는 것은 사실이나 금리 차이 뿐만 아니라 경제 펀더멘탈이 중요하다"며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여전히 양호하고 물가도 높긴 하나 다른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높지 않고 경상수지 흑자도 계속 이어나가고 있으며 정부부채 비율도 양호한 편이다. 이를 종합 고려하면 금리차 축소 및 역전에도 자금 유출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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