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4.17 10:40

국민의힘, '조국 시즌2' 우려에 당혹…민주당, 최우선 낙마 대상 명단 올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진제공=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이 확산 되고 있다.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의혹이 추가로 나오며 자진사퇴 촉구 목소리가 커지자 정 후보자는 해명 기자회견을 직접 갖기로 했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9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정 후보자는 이번 논란을 정면 돌파하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후보자의 해명이 각종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수차례 해명에도 정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자녀 경북대의대 편입 아빠찬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의대 편입에 아빠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다.

정 후보자 딸과 아들은 각각 2017년, 2018년에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정 후보자는 2014년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을 거쳐 2017년 원장으로 부임해 2020년까지 근무했다.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시점과 겹친다.

두 자녀 모두 아버지가 재직 중인 경북대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고, 봉사 점수는 편입 서류 평가에 반영됐다.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 때 구술평가 만점을 준 교수들은 정 후보자의 경북대 동문, 논문 공동집필 저자라는 의혹도 있다.

아빠찬스와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점도 아픈 부분이다.

정 후보자 아들은 편입시 자기기술서 경력 사항으로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2015년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매주 40시간씩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적었다.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한 기간인 2015학년도 2학기에는 19학점 수업을 수강했다. 당시 정 후보자 아들은 경북대 전자과를 다니고 있었다. 주당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학업과 병행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정 후보자 아들은 해당 산학연계 헬스케어 사업에 3개월만 참여했다. 이 사업은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9개월 동안 진행됐다. 사업이 끝나가는 시점에 합류했는데 학생연구원 경력을 인정받았다. 경북대 헬스케어 사업은 당시 이 학교 의대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정 후보자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자녀 편입과정에서 경북대 의대 부원장,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정 후보자 입김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사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자신의 인선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답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퇴의혹에 대해 "엉뚱한 이야기까지 띄워가며 집요하게 제가 사퇴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혹'…민주당 혹독한 검증 예고

국민의힘은 이런 논란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이미 '조국 시즌2' 프레임에 갇힌 형국이어서 자칫 이슈가 장기화하면 6·1지방선거까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로 읽힌다. 당 지도부는 최근 인수위 측에 정 후보자를 둘러싼 당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를 '최우선 낙마 대상' 명단에 올리고 혹독한 검증을 예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만약 윤 당선인이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했던 잣대를 자신과 측근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아빠찬스'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40년 친구라고 눈 감고 귀 막아 덮을 게 아니다"면서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하는데 문제 많은 '친구 장관' 지명을 속히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게시하며 "2019년 8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시로 전방위 압수수색을 했던 검찰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검찰은) 내 딸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수색을 해갔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