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01 04:05

강신업 "이재명 당선되면 대여투쟁 강도 세질 것"
정성태 "이재명 차출은 민주당에겐 저주의 깃발"

6·1 지방선거 포스터. (사진=중앙선관위 공식 페이스북 캡처)
6·1 지방선거 포스터. (사진=중앙선관위 공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오늘(6월 1일)은 제8회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날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어떤 표심을 보여줄지 특별히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지난 2016년 이래로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구가해오다가 지난해부터는 국민의힘이 2연승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의 저력을 보여주면서 3연승으로 내달릴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고 다시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6년 이후 민주당 4연승, 지난해부터 국민의힘 2연승

2016년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차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연승 행진이 시작된다. 2017년 5월 9일 대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41.08%를 득표해 24.03%를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21.41%를 기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이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총 17곳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14곳을 석권하고 대구와 경북만 자유한국당에 내어주고 제주는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원희룡 후보가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후, 2020년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63석을 차지했고 같은 계열의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열린민주당은 3석을 얻으면서 범여권 정당의 의석수는 모두 합해 183석에 이른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84석,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차지해 범야권 정당은 103석에 불과한 참패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2016년 이후 4연승을 한 것이다.

하지만, 2021년부터 여야 간의 전세는 극적으로 역전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性)과 관련된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인해 치러지게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전당원 투표를 통한 당헌·당규 개정이라는 무리수를 써가면서까지 서울과 부산에 후보를 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오세훈 후보가 57.5%를 득표해 39.18%를 얻는데 그친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고, 부산시장 선거에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2.67%를 얻어 34.42% 득표에 그친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2022년의 3·9 대선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8.56%를 득표한 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7.83%를 얻어 불과 0.73%의 격차로 가까스로 윤 후보가 집권하게 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어쨌거나 연승 행진에 들어섰다. 

◆광역단체장 기준, 국민의힘 최소 9곳 vs 민주당 최대 6~7곳 승리 예상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기준으로 할 때, 국민의힘은 최소 9곳 이상의 지역에서 승리를 내다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6~7곳 이상이면 기대 이상의 전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10곳, 민주당은 7곳에서 이겼다. 국민의힘이 10곳 이상에서 광역단체장을 배출한다면 승리를 자축할만하다. 반면 민주당이  7곳 이상에서 이긴다면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김기현 국민공동선대위원장도 31일 CBS 라디오에 나와 "처음 시작할 때부터 (17개 광역단체장 중) 최소 9개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그 목표 그대로"라고 했다. 이어 "여전히 엎치락뒤치락 하거나, 박빙인 곳이 많아 마지막까지 10표, 20표를 더 모아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격전이 될 곳이 중부권을 중심으로 해서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민주당 공동총괄선대본부장은 같은 방송에 나와 "한 3분의 2, 6~7개 (승리 지역이) 넘어가면 굉장한 선전이라고 처음부터 설정했다"며 "실제로 선거가 시작된 후에 생긴 안팎의 변수들이 있어서 지금은 네 군데(광주·전남·전북·제주)를 확실하게 이기고 하나 더 5~6개 지역을 이긴다면 굉장한 선방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오후 7시30분에 방송사 출구조사가 공개될 예정이다. 당락의 윤곽은 곳에 따라 다르지만 경합 지역의 경우 오후 11시를 전후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판세 상 큰 격차를 보이는 지역은 오후 9시경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격전지역의 최종 당락은 새벽 3시를 전후해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신업 변호사가 지난해 9월 8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이뤄진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손을 모으고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나갔다. (사진=원성훈 기자)
강신업 변호사가 지난해 9월 8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이뤄진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손을 모으고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나갔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은혜, 의정 경험 짧고 정책역량 비검증 vs 김동연, 이재명 후광 못받고 낮은 민주당 지지율"

이번 지방선거는 '과연 최대 승부처가 어디가 될 것인지 여부'와 지난 3·9대선에서의 패배를 딛고 정치적 재기를 노리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6·1 지방선거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바른미래당 대변인을 지낸 바 있고 현재는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인 건희사랑(희사모)의 운영자로 활동 중인 강신업 변호사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6·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를 '경기도'라고 꼽았다.

강 변호사는 "최대승부처는 경기도"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으로 표현되는 '윤심'이 이 지역에서 작동하고는 있으나 경기도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대부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윤 대통령에게 승리할 정도로 여권에서 봤을 때 구도와 조직에서 결코 쉽지 않은 지역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아직 의정 생활을 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일천한 경력에 정책 역량 또한 제대로 검증된 바 없어 경기도지사로서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보다 인물면에서 비교 열세에 있다고 보여진다"며 "여기에 강용석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후보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상황으로 관측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면, 김동연 후보의 경우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후광을 입지 못하고 있는데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서 김은혜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상태로 보여진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아직도 지역구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서울, 인천, 경기의 승리는 곧 지선 승리의 바로미터(척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 승리하더라도 인구수나 이념 성향 등 여러 요소로 비춰봤을 때 수도권에서의 패배는 여권의 경우 국정 동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야당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차기 총선 승리가 불확실해지면서 당의 구심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정계는 '탈당' 내지 '헤쳐모여' 같은 방식의 정계 개편이 빨라질 소지가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은 대선주자급의 당 지도자를 갖게 되면서 대선 패배를 추스리고 대 여권 투쟁의 강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 개인적 측면에서도 대선 패배의 위기를 벗어나 다음  행보를 위한 교두보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변호사는 "하지만, 이재명 개인의 경우 대장동을 비롯한 많은 수사가 앞 길에 놓여 있어 국회의원 당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데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재명 개인은 사실상 정치생명이 끊길 가능성이 크고 '출마 명분도 없는 지역에 굳이 출마해 그 결과마저 낙선이라는 결과를 받아 든 경우'로 비춰지면서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음과 동시에 그의 정치적 기반이 급격히 와해될 가능성도 적잖을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당도 사실상 구심력을 잃고 지도부의 백가쟁명식 이합집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 (사진제공=정성태 전 수석대변인)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 (사진제공=정성태 전 수석대변인)

◆"이재명, 인천 계양을 압승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입지 취약해질 것"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도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6·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에 대해 "아무래도 '경기지사' 및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될 듯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정치적 운명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며 "우선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 후보가 전임 지사를 하며 자신의 대선 발판으로 삼았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누르게 되면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 내 입지 약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 '계양을' 지역은 민주당 강세가 유별난 곳에 속한다"며 "이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재명 후보가 나서고 있다. 이마저도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패하게 되면 돌이키기 어렵다. 설혹 그 모두 민주당 승리로 귀결된다고 할지라도, 압승이 아닌 바에야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피력했다.

정 전 수석대변인은 또 '6·1지방선거에서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도)지역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수도권은 영호남에 팽배한 지역 정서와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덜한 곳이다. 또한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모여 사는 곳이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른 정국 주도권 다툼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절대적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의 수도권 압승을 일군다면 향후 자신감을 갖고 국정을 펼칠 수 있는 동력 확보가 되리라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만일 민주당이 승리하게 된다면, 국회 수적 우위와 함께 윤석열 정부를 식물정권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높게 상존한다"며 "이는 국가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당락에 따른 여파'에 대해선 "이재명 전 대선주자의 '계양을' 공천은 민주당이 꺼내든 최악의 자충수였다고 판단된다"며 "그 어떠한 연고도 없는 지역에, 오직 민주당 강세 선거구라는 이점에만 기댄 출마였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향후 국회의원 특권과 함께 사법적 방패막이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러나 만일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민주당으로선 매우 곤혹스런 상황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며 "이 후보가 사법 당국의 수사 요구에 자꾸만 불응하게 될 경우 민주당은 지금보다 더 큰 국민적 불신과 곤경에 빠져들 것이기에 그렇다. 이래저래 이재명 후보 차출은 민주당에겐 저주의 깃발이 된 셈"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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