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01 19:50

'박빙 3곳'도 여당 오차범위내 앞서…이재명, 인천 계양을 승리 예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vs. 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후보 vs.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사진=페이스북 캡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vs. 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후보 vs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오후 7시30분 나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전국 17개 광역지방단체장 중 국민의힘이 10곳에서 당선되고 민주당은 4곳(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 이길 것으로 예측됐다.

최대 관심 지역이었던 경기도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후보와 '초박빙 경합'으로 드러났다. 세종시와 대전광역시도 경합으로 예측됐다. 3곳의 경합지역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 경우에 따라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3곳을 휩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지역 중 인천 계양을 선거에선 이재명 후보가 윤형선 후보에 상당 폭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할 것으로 발표되자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 20여명과 지도부는 "이겼다"는 환호성과 함께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며 민심의 무서움을 강조했다.

반면 국회의원 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는 정적이 감돌았다. 조사가 발표되면서 한숨이 나왔고 실망한 표정을 짓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최소 5~6곳의 승리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예측이 지속되자 결국 초상집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같은 실망감을 반영하듯,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뒤 10여분 지나자마자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상황실을 빠져 나갔다.

이번 지방선거는 오후 8시 이후 개표가 시작돼 오후 10시쯤부터는 지역별로 당선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 후보 간 접전이 펼쳐지는 지역에서는 이날 밤 늦게나 자정을 넘어야 당선인이 가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제2투표소'. (사진=원성훈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제2투표소'. (사진=원성훈 기자)

◆'깜깜이 기간' 동안 양당 간 역전 없어

이 같은 결과는 '깜깜이 기간(여론조사 결과 발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 대부분의 여론조사 업체에서 발표했던 양 후보 간 격차와 거의 동일하다. 지난 25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에서 대부분 국민의힘이 최소 8곳 이상의 지역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은 최소 4곳에서 최대 7곳에서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결국, 지상파 방송 기준으로 보면 '깜깜이 기간' 동안 양당 간의 역전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처럼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온다면 국민의힘이 전국단위의 선거에서 지난 2021년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지난 3·9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3연승을 달리게 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고 국민의힘도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단 한번도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가 달리 나온 적은 없었다. 이 같은 흐름이 이번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안철수·오세훈, 차기 대권 주자 입지 강화

기본적으로 6·1 지방선거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서 일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지만 차기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잠룡들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무대이기도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지방선거 및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이른바 '대선급 주자'들이 4명 정도 출마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서울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후보 및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이에 더해 당내 후보 경선에서 배제됐다가 5·18 관련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다시 부활해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서게 된 김진태 전 의원도 있다. 

이들이 최종 당선된다면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유력 대권주자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이재명 후보의 경우 이번 인천 계양을에서 금배지를 달더라도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승이 아닌 신승을 거둘 공산이 작지 않아 정치적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더군다나 민주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에 나섰던 만큼, 민주당의 광역선거단체장 선거가 패배로 끝난다면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가 당권 도전은 물론  '대권 재수'에 나서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여당에서 최초로 서울시장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두말할 나위도 없는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힌다. 인구 1000만의 서울시장은 언제나 대선 후보로 분류돼 왔으며 여당 내에서 총선과 대선 등 연전연패를 끊어낸 인물이라는 점도 더해졌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거물로 분류되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커다란 격차로 따돌린다면 대권 주자군 중에서는 가장 먼저 유리한 교두보에 오르게 될 확률이 높다. 

전반적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안철수·오세훈 후보의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도 또 다른 차기 대선주자 다크호스로 꼽힌다. 다만,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접전에서의 승리를 거두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가 이길 경우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더불어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 거물로 성장해 차기 대권을 노려볼 위치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 정자동 제2투표소 내부의 기표소의 모습. (사진=원성훈 기자)
분당 정자동 제2투표소 내부의 기표소의 모습. (사진=원성훈 기자)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불가피

이번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친문 진영과 친이재명 그룹, 86그룹 등이 당권을 두고 사투를 벌일 것으로 분석된다. 

차기 대권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고전 끝에 승리한다면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서 현역 의원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지방선거의 성적표는 수도권 결과에 초점을 두고 있는만큼 서울·인천·경기도에서 모두 질 경우 상당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자신으로 향하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리 되면, 친문 진영과 86그룹 등이 이재명 전 지사의 '민주당 장악'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고 소위 '이재명 세력'과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민주당은 내홍에 휩싸이면서 국민의힘이 자연스럽게 정국을 주도하게 될 확률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