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6.02 06:35

경기지사 후보 김동연 역전 흐름…오세훈 최초 4선 시장 타이틀
충남·강원 12년 만에 국민의힘 탈환…여당,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압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2일 오전 6시 현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막바지 개표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 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여당의 압승이 유력해졌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2곳(서울·인천·경기·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충남·충북·세종·대전·강원)에서, 민주당은 4곳(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거나 확정됐다. 단, 유일하게 경기지사 선거만 막판 혼전 양상이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민심이 표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소 차이인 0.73%포인트로 승부가 갈린 지난 대선의 연장전 성격인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으며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반 국정 운영에 큰 동력을 얻게 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586 용퇴론'을 둘러싼 지도부 내홍,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등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며 시작부터 수세에 몰렸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데 이어, 다시 지방선거까지 패배함에 따라 민주당은 4년 전 장악했던 지방권력마저 냉엄한 심판을 받은 셈이 됐다.

◆국민의힘, 주요 광역단체장 압승 속…최대 관심지 '경기지사' 혼전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단 22일 만에 열리며 사실상 새 정부 출범의 영향권 안에서 치러졌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윤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 및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드라이브와 관련해 야당을 중심으로 한 때 비판 여론이 많았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역대 취임 후 최단 기간 내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여당에 컨벤션 효과를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일주일 사이 윤  대통령이 여성을 내각에 기용하는 등 여론의 비판을 수용하며 물러선 모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50%를 겨우 넘은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도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6·1 지방선거 투표율은 잠정치 50.9%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라는 오명은 겨우 면했다. 이는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2002년 3회 지방선거(48.9%) 다음으로 저조한 투표율이자 4년 전 지방선거보다는 9.3%포인트, 올해 3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보다는 26.2%포인트 낮은 기록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서울·인천을 비롯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TK(대구·경북) 등 영남권 전 지역과 강원, 충남·북 등의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민주당의 호남을 포위했다.

민주당에선 김영록 전남도지사 후보,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 강기정 전남도지사 후보,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등 4명의 당선이 확정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4곳에서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 이장주 대전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거나 당선이 확정됐다.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는 치열한 접전양상을 보이며 마지막까지 봐야 알 수 있게 됐다.

앞서 출구조사에서 0.6% 포인트 차 초접전이었던 경기지사 선거는 98.7%의 개표율을 기록한 이날 오전 6시 30분 현재 김동연 후보가 5000여표 앞선 49.0%, 김은혜 후보가 48.9%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개표 초기부터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1% 이상의 차이로 줄곧 우세를 보였으나, 개표 막판인 오전 5시 30분경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역전한 상황이다. 이후 두 후보의 득표 수 차이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아직 결과는 속단하기 어렵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는 '윤심'(윤석열의 의중)’과 '명심'(이재명의 의중)의 대결로 '대선 2라운드'로 불릴 만큼 정치적 무게가 컸다는 점에서 광역단체장 1곳을 확보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회의원 보궐…국민의힘 5곳, 민주당 2곳 승리

국민의힘은 서울·인천시장 선거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하며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푸른 물결'로 물들었던 수도권 민심이 급격히 보수로 기울었음을 보여 줬다. 

특히 대선 후보로의 '직행'을 의미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완승'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수도 서울 장악은 물론 국정운영에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선거 승리로 오 후보는 정치인생의 확실한 '방점'을 찍게 됐다. 그는 '최초 4선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해 거대 여당과 싸워 승리하며 '서울시장'으로 올라선 만큼 향후 대권주자로서 존재감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반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비위 사건 이후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서울시장을 내준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영남권 탈환도 국민의힘에는 의미가 크다. 4년 전 선거에서 부울경을 민주당에 내주고 TK에 고립됐던 국민의힘은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성비위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영남권 단체장들의 잇따른 사건·사고로 민주당은 자멸하고 말았다.

캐스팅보터로 늘 선거때마다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충청도에서도 국민의힘이 선전했다. 특히 충남에서는 12년 민주당 아성이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바람이 도움이 된 반면 민주당은 천안·아산 지역의 낮은 투표율과 패배가 뼈아팠다.

보령·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국민의힘 장동혁 후보가 당선됐고 15개 시장군수 선거에서도 12곳에서 선택받았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충북에서도 김영환 후보가 과반 득표율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진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강원의 경우 역시 12년 만의 탈환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에는 더욱 뜻깊은 승리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보수 우위로 평가되던 강원에서 최문순 전 지사에게 내리 세 번을 패배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전통적 텃밭인 광주와 전남·북, 제주 등 4곳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호남 단체장 3인방은 70~80%대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지만, 전국 지도로 보면 사실상 섬처럼 고립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에서는 민주당이 2곳, 국민의힘이 5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이재명)·제주 제주시을(김한규) 2곳에서 이겼고 국민의힘은 경기 성남분당갑(안철수)·대구 수성구을(이인선)·강원 원주시갑(박정하)·경남 창원의창(김영선)·충남 보령서천(장동혁) 5곳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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