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27 11:44

우상호 "국민의힘, 민생 챙길 의지 의심" vs 박형수 "민주당, 무슨 큰 결단한 것처럼 호도"

박홍근(왼쪽) 민주당 원내대표 vs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박홍근(왼쪽) 민주당 원내대표 vs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여야의 끊임없는 대립으로 국회 원 구성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서 맡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국민의힘도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한 것이 불씨가 됐다. 

박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에게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한 것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를 단칼에 거절하면서부터 여야 간의 기세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일부 양보 의사를 피력했는데 여당이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발로 걷어차는 모습을 보면,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된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또 "야당이 국회를 주 무대로 싸우겠다고 결정했는데 여당 원내대표가 한 시간도 안 돼 거절하는 모습은 22년 정치하면서 처음 본다"고 성토했다. 

우 위원장은 민주당이 일부 양보 의사를 밝혔으면 국민의힘도 양보하는 자세로 나와야 협상이 타결되고 국회정상화도 이룰 수 있는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질책으로 읽혀진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 후 "법사위원장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양당 합의 이행이 조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 후속 입법 절차인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사개특위 구성, 헌재에 낸 권한쟁의심판 취하를 국민의힘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는 다른 견해를 내놨다. 박 원내대표가 법사위 권한 추가 축소를 장기 과제로 논의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선 것처럼 설명했으나, 지난해 8월 이미 국회가 법사위 권한을 축소하는 국회법을 처리했기에 그와 맞물린 법사위원장 양보에 새 조건을 붙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검수완박과 관련한 민주당의 새 조건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하고 헌재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제기했는데 그 부산물인 사개특위를 어떻게 받느냐"며 "사개특위를 받고 헌재 제소를 취하해 달라는 게 (민주당의) 2가지 조건인데 그건 검수완박을 추인하는 것밖에 더 되느냐"고 반문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조건 뒤에 붙였던 '법사위원장을 양보하겠다'는 말을 먼저 하면서 마치 무슨 큰 결단을 한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양당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지만 여야는 협상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이르면 27일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가 28일 저녁부터 다음달 1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특사로 국회를 비우는 만큼 협상이 6월을 넘기지 않도록 여아가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더해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민주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여당이 아닌 야당인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비해 정치 측면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는데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려면 국회 원 구성이 일단락 돼 있어야 당권 도전자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수월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역시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비해서는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더라도 여유로울 수는 있지만, 집권여당이 너무 고집부리고 민생을 챙기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자유롭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결국 국민의힘에게 법사위원장은 넘기되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 제한을 확실하게 이행하도록  다시 명문화 하는 선에서 양당의 협상이 타결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