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6.30 17:45

'쓰리 서클'·'윙 엠블럼' 둘다 배제…재매각 통해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 표명

오는 7월 출시되는 쌍용차 '토레스'. 전면부에 차명이 레터링으로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오는 7월 출시되는 쌍용차 '토레스' 전면. 차명이 레터링으로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강인한 정통 SUV 브랜드를 계승·발전한다는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차량인 '토레스'에서 엠블럼이 사라졌다. 

쌍용차는 29일 경기도 평택시 소재의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 철학 미디어 설명회'에서 토레스의 실물을 공개했다. 

'무쏘'와 '코란도'의 유산을 이어받은 토레스는 강인함을 추구하는 정통 SUV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쌍용차의 의지를 제시하는 첫 번째 모델이다.

이날 공개된 토레스의 외관에선 쌍용차 고유의 엠블럼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전면부엔 차명이, 후면부엔 차명과 쌍용차의 영문명이 레터링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 과감한 시도는 엠블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오던 쌍용차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제시한 해답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그간 엠블럼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쌍용차 고유의 엠블럼은 '쓰리 서클'이었다. 엠블럼을 구성하는 세 개의 원은 각각 쌍용차의 경영 철학인 열린 경영, 선도 경영, 정도 경영을 상징하며, 전체적으로 무한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인간과 자연 기술이 조화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류사회가 추구하는 미래가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의미한다. 쌍용차는 지난 1992년부터 이 쓰리 서클 엠블럼을 사용했다.

여기에 1997년 고급 대형 세단 '체어맨'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날개 형상의 일명 '윙 엠블럼'을 새롭게 도입했다. 윙 엠블럼은 새가 지구를 끌어안고 우주로 날아가는 모양을 구현한 것으로, 세계에서 우뚝 선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쌍용차의 쓰리 서클 엠블럼(왼쪽)과 윙 엠블럼.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의 쓰리 서클 엠블럼(왼쪽)과 윙 엠블럼. (사진제공=쌍용차)

이후부터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나눠 내수용에는 쓰리 서클 엠블럼을, 수출용에는 윙 엠블럼을 사용했다.

쌍용차는 2015년부터 내수 모델에도 날개 형상의 엠블럼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티볼리'를 시작으로 일부 스페셜 모델에 점진적으로 윙 엠블럼을 적용하다 2017년 출시한 'G4 렉스턴'에는 아예 기본으로 장착했다. 

내수 모델의 윙 엠블럼 적용은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를 이끌 당시 글로벌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쌍용차 부회장에 올랐던 이유일 전 대표이사는 "쌍용이라는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메이커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라며 "새로운 사명과 브랜드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면에는 '체어맨W'와 같은 날개 형상의 엠블럼을, 후면에서는 티볼리의 전용 엠블럼과 같은 날개형 디자인에 'G4'가 새겨진 엠블럼을 적용한 G4 렉스턴의 경우 이에 대해 통일성이 없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2020년부터 쌍용차는 다시 고유의 쓰리 서클 엠블럼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롭게 부활한 '티볼리 에어'와 '올 뉴 렉스턴'에 윙 엠블럼을 떼고 쓰리 서클 엠블럼을 다시 단 것이다.

11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과거 '잘나갔던 시절'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토레스' 후면. 쌍용차 영문명이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 '토레스' 후면. 차명과 쌍용차 영문명이 레터링으로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이 같은 과정을 거친 쌍용차는 오는 7월 공식 출시를 앞둔 토레스에서 아예 엠블럼을 빼 버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특히 토레스의 위치를 생각하면 이는 더욱 주목할만 하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으로 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모델로,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을 반영한 첫 차량이다. 쌍용차는 새로운 디자인 비전 및 철학인 '강인함에 의한 추진(Powered by Toughness)'을 바탕으로 쌍용차 고유의 헤리티지인 강인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통해 정통 SUV 브랜드를 계승 발전할 계획이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추구하는 정통 SUV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스타팅 모델'이다.

더욱이 그간 엠블럼의 변화가 브랜드 전략을 상징한 것을 고려하면, 쌍용차가 토레스에서 엠블럼을 뗀 것은 재매각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쌍용차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설명회에 참석한 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내수와 수출 모든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엠블럼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토레스에서는 시험적으로 앰블럼을 모두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