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8.02 09:22

10월께 물가 정점 추정…이창용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2~3개월 지속될 듯"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6월에 이어 7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8년 10~11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는 앞으로도 6%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6.3%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의 큰 폭 오름세 확대와 함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어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부터는 6%대로 올라섰다.

정부는 지난 6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제시했다. 다만 1~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9%로 정부 전망을 상회했다. 물가 정점이 10월경으로 추정되는 만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향은 불가피하다.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 정점과 관련해 "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물가 상승률이 7월에도 6%대를 기록하면서 오는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2.25% 수준이다. 7월 0.50%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만큼 8월에는 보편적인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

이 총재도 "앞으로도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리 인상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와 성장 흐름이 7월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7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9.0%, 서비스는 4.0%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다. 농산물은 8.5%, 축산물은 6.5%, 수산물은 3.5%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25.9% 급증했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돼지고기(9.9%), 수입쇠고기(24.7%),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시금치(70.6%) 등이 다소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8.2%)과 석유류(35.1%)가 모두 오르면서 8.9% 상승했다. 석유류의 경우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를 중심으로 급등했다. 다만 정부가 7월 1일부로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하면서 최근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3월 이후 처음으로 리터당 18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는 유류세 추가 인하를 위해 유류세 탄력세율을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점에 유류세 50% 탄력세율을 적용하겠다"면서도 "최근 유가는 조금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50%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상황이 오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1.9%)와 공공서비스(0.8%), 개인서비스(6.0%)가 모두 오르며 1년 전보다 4.0%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7%), 월세(0.9%)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4%)과 외식외(4.3%)가 전부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부동산중개수수료(-7.7%), 유치원납입금(-18.6%)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23.0%) 등이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0.91로 전년 동월 대비 7.9%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7.0%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6.28로 4.5% 상승했다.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5.43으로 3.9%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긍정적인 신호들도 일부 관찰된다"며 "그간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고 유류세 인하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달 31일 1800원대로 진입하는 등 석유류 물가상승압력이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그간 총 8차례에 걸쳐 발표한 민생·물가안정대책의 차질없는 시행과 점검·보완을 통해 효과가 신속히 체감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 안정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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