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13 15:27

"윤핵관들, 우세지역서 다시 공천받는 세상 그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3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울먹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3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잠시 울먹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당정이 처한 위기 상황의 해법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36일 만이다.

그는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지방을 순회하던 중, 지난 9일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 10일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윤핵관들과 윤핵관 호소 인들이 그들의 조그만 장원에서 벗어나 좀 진취적인 것에 도전해보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앵무새 같이 읊는 윤핵관 여러분이 조금 더 정치적인 승부수를 걸기를 기대한다"고 비꼬았다.

특히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김정재·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며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절대 오세훈과 맞붙은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은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동력을 얻어서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그저 본인들이 우세 지역구에서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 그런데 국가의 미래에는 그것보다 조금 더 크고 중요한 목표들이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는 윤핵관과 호소인들이 각자의 장원을 버리고 열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수도권의 성난 민심을 함께 느끼면서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 동지가 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기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 그는 "윤핵관들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이상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 지방 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하던 당원 소통공간, 제가 직접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서 만들어 내겠다"며 "지난 한 달여 간 전국을 돌면서 저녁으로는 당원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당의 개혁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담아내기 위해 써내려가던 당의 혁신 방향에 관한 책도 이제 탈고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되묻고 마치겠다"며 "그러면 이런 큰 일을 벌이고 후폭풍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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