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16 17:04
원성훈 기자.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그것도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적잖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내용이다. 세간에선 '윤 대통령이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지 100일 밖에 안 됐는데도 대통령이 된지 오래된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말 속에는 상반되는 두 가지 함의(含意)가 있다. 하나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대통령이 업무수행하면서 눈에 띄는 과오없이 일처리를 오래된 대통령처럼 능수능란하게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하나는 심히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비롯된 착시(錯視)현상 때문이라는 평가다. 막상 따져보면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 신선미와 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질책이다. 불과 100일도 되지 않은 정부가 그 어떤 역동성도 느껴지지 않고 무기력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정권 말기에나 볼 수 있을 듯한 낮은 지지율로 인한 대통령의 '권위 상실'도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야당의 과도한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무시, 여권 내부 인사의 내부총질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의 위기는 어느 측면을 보더라도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C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9%에 불과한 반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은 무려 66.6%에 달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이 61.1%에 달했다는 것은 윤 대통령이 이를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고위험 수치'다. 

이 조사는 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통한 자동응답(ARS) 100%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이 이런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적잖은 사람들은 '대폭적인 인사(人事) 쇄신'을 꼽는다. 이를 가장 무리없이 하려면 대통령 참모진들 스스로가 자신이 전문성이나 패기가 없고 여권 전체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경우, 자진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서 나온 자리에는 당연히 전문성을 갖춘 젊고 유능한 인재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 스스로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의 그 어떤 정권 획득자도 자신과 친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주요 직위에 기용하기 마련이지만 자신의 시각이 폭넓게 열려있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항상 경계해야만 할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시각이 '50대, 서울대 출신, 법조계 인사로 한정돼 있다'고 우려한다. 윤 대통령의 견해에 부합되는 사람들만 중용되다보니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있는 인재들은 좀처럼 발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인재를 쓰는데 있어 학력·경력보다 우선해 '분야별 전문성'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각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해당 분야에서 성과를 입증하고 평판도 좋은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 기용하기 전에 해당자가 그동안 이뤄냈던 업적은 무엇이며 향후 윤석열 정부의 일원이 될 경우 무엇을 집중적으로 성취하려 하는지 구체적 계획을 제출케 해야 함은 물론이다. 

인재 등용의 원칙으로 '분야별 전문성'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남다른 아이디어'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조직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를 위해 40대 이하의 젊은 인재들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중용해야 한다. 50~60대라고 해서 '산뜻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기 위주의 공부를 해왔던 50~60대들 보다는 '수행평가'라 하여 상대적으로 창의력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아왔던 젊은 세대가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시각을 과감히 수정, 다양한 인재들을 기용하는 것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넓은 시각과 참신한 평가 기준에 따라 인사 원칙을 마련하고 이에 걸맞는 인재를 선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연령적으로도, 학력과 경력에 있어서도, 분야별 전문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물꼬가 트이면서 '완전히 새로워진 윤석열 2기 정부'가 힘차게 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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