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8.17 12:10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KTV 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KTV 화면 캡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하지만 지금 윤 대통령의 심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할듯하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시대' 개막, 6·1 지방선거 압승, 한미정상회담 등으로 장밋빛 서막을 장식했지만 집권여당의 내홍, 인사 난맥상, 정책 혼선 등으로 국정지지율이 30% 아래로 급락하는 위기의 시간을 맞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 운영의 시작과 끝은 국민이다"며 "국민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지금부터 철저하게 잘 챙기고 분골쇄신 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심기일전의 각오로 위기상황을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실 윤 대통령의 첫 출발은 좋았다. 취임 첫날부터 '구중심처'로 불렸던 청와대를 떠나 용산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헌정사상 최초의 도어스테핑 도입하면서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소통하는 대통령상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동맹의 격상,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참석 등도 외교지평을 넓히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6·1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지지율도 50%를 훨씬 웃돌아 '윤석열 정부'의 순항을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기세는 거기까지였다. 정부 요직의 검찰편중 인사를 비롯한 각종 인사 시비와 취학 연령 만 5세 하향과 경찰국 신설 강행 등 정책 졸속추진 논란, 이준석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집권여단의 내홍 등이 불거지면서 민심은 급속히 냉각됐고, 급기야 '리더십 상실'을 걱정해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는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원인을 알았다면 해법도 명료해진다. 윤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심을 반영하는 쓴 소리를 경청하고 지금부터 잘 챙치고 쇄신 하겠다"고 했다. "늘 초심을 지키면서 저부터 분골쇄신 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정말 잘 짚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보고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비록 지난 100일이 혼란의 연속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코 늦지 않았다.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임기 5년 가운데 이제 불과 100일이 지났을 뿐이다. 그동안의 혼란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원점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이날 내비친 윤 대통령의 마음가짐을 보니 다소 안도가 된다. 지금 윤 대통령에 필요한 것은 첫 째도 국민, 두 번째도 국민이다.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의 뜻이라면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피면 된다. 결코 말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 실행이 중요하다. 심기일전의 각오를 거듭 다지고 리더십 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먼저 인사 난맥상 해소가 화급하다. 한정된 인력 풀에서 벗어나 통합과 균형차원에서 다양한 인재를 고르게 등용해야 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 공석이 길어지고 있는 고위직 자리에 대한 인사에서 더 이상 인사 편중이나 실패라는 얘기가 나와선 안 된다. 필요하다면 청와대 참모진의 교체도 과감하게 단행해야 한다.

여권의 내홍 역시 윤 대통령이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풀어야 한다. 야당에도 손을 내밀며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모든 것은 윤 대통령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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