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2.09.26 17:59

"현재 한화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주당 1만9150원 매각 예정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긴급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올해 1월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부터 경영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현재 경쟁력 수준과 시장 환경에서는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체제 하에서는 R&D 투자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매각 시기를 실기해 더 큰 손해를 본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들과 협의하며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가는 주당 1만9150원이다.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산업은행의 지분은 현재 55.68%에서 유상증자 이후 28.2%로 조정된다.

이번 매각은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타날 경우 최종 인수자는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한화그룹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는 의미"라며 "만약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제안을 하는 기업이 있다면 한화에게 다른 기업이 내건 조건 만큼 맞춰줄 수 있는지 물어본 뒤 조율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오는 27일부터 앞으로 3주간 한화그룹 외 인수 의사가 있는 투자자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인수 의사가 있는 회사가 있으면 의향을 접수하고 한화그룹과 그 그룹이 동시에 상대실사를 4주, 필요하면 2주 추가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기업과 조선업 종사 기업은 인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LNG에는 국가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다. 방산도 마찬가지"라며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에게는 입찰자격 주지 않을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 종사 기업의 경우에도 거래 종결 가능성이 불투명해 제한된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종결한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딜클로징 예상 기한은 다른 입찰자가 오냐 안 오냐에 따라서 유동적"이라며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본계약 이후에도 법적조치가 필요하고 딜 클로징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딜 클로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기타자금 2조원 조달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규발행 예정 주식 수는 1억443만8643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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