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2.10.28 15:41

"반도체 불황,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반등 모멘텀 없어"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올해 4분기에는 '적자 전환'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줄하향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6600원(7.33%) 떨어진 8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일인 26일에는 소폭 상승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했지만 다음날부터 실적 하락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며 2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틀 동안 11.18% 포인트 떨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추월당하며 4위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0%, 60.5% 감소했다.

3분기 성적표가 금융권에서 예상한 실적보다 더 하락한 것인데, 투자자들은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전망치는 매출액 11조85493억원, 영업이익 1조1569억원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전망치도 암울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적자 전환이라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급 악화로 인한 실적 추정치 하향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 프리 상향을 반영했다"며 "IT 세트 판매 부진 및 광고 매출 감소로 인한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메모리 수요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1만7000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슈머 제품군 부진과 함께 서버 고객들의 재고 소진 우선 정책에 기인한 구매 축소 영향으로 D램과 낸드 빗 출하량은 각각 6%,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요 약세 영향으로 인해 D램, 낸드 가격도 각각 20%, 23% 수준 큰 폭 하락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수익성은 감소하고 낸드 부문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적자 행보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은 3분기 대비 12% 감소한 9조6000억원을, 영업익은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D램 출하량은 유지되지만 평균 판매가(ASP)가 17% 줄고, 낸드 출하량은 3% 감소할 수 있다"며 "공급 축소로 인한 과도한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내년 1분기 고점을 찍고 내년 2분기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방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강하게 위축됨에 따라 올해 4분기 적자 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 하락에도 고객들의 구매는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액에 대해 직전 분기 대비 20% 감소한 8조8000억원, 영업손실은 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미·중 반도체 패권 싸움 역시 SK하이닉스에게는 부담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장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칭에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갖고 있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1년간의 유예기간을 갖기로 했지만, SK하이닉스는 해당 상황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게 생산기지 다변화를 주문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산업 불황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김양팽 연구원은 "데이터센터나 서버 등 기업용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려면 결국 수요가 늘어나야 되는데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는 D램 전체 생산량 중 약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기지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국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기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