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1.01 15:20

이준석 "인구밀집 지역에선 '고출력·고성능 스피커' CCTV 기둥마다 설치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오른쪽) 여사가 지난달 서울시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제20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오른쪽) 여사가 지난달 서울시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제20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이태원 참사 등 안전사고 대응과 관련해 "관성적 대응이나 형식적 점검으로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며 "장관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산업안전사고, 아울렛 지하주차장 화재,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사고와 재난에 대한 대응은 철저하고 용의주도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 뿐만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 공연장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인파 관리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 안전이 중요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는 인터넷을 통해 서버,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크 플랫폼 등의 기업 인프라 인 '클라우드'를 중앙 집중식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IT 관리는 리소스 배포, 데이터 통합, 사용 추적 및 재해 복구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비즈니스 활동을 포함한다.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로는 5가지 중요 요소가 꼽힌다. 비용 관리(Cost management), 클라우드 보안 및 규정 준수(Cloud security and compliance),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청구 및 비용 할당(Billing and cost allocation), 지원 도구(Utilization tools) 및 워크플로 자동화 및 자가 치유(Workflow automation and self-healing)가 그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갖고 그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 같은 개념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앞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를 실제로 우리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 그는 "대학에서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서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 살았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 아니더라도 위험한 지점은 많다"며 "4차선 도로의 도로변에 설치되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공간도 나오지 않는 6호선의 출입구들과 심도가 깊은 역사도 그날의 상황에서는 못지 않게 위험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선 앞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노선은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무정차 운행을 해야 한다.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태원역에서 지속해서 하차해 이태원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조금 상황이 완화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충분히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무정차 운행 등의 시행을 재난문자를 통해 인근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람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고출력, 고성능 스피커로 PA(Public Address) 시스템을 CCTV가 설치된 기둥마다 더해 설치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고에서도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뒤로 전파되지 못해 조기에 통로가 확보되지 못하고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에서도 재난문자는 적극 활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더해 "이번에도 적극적인 상황전파, 의료지원행위가 가능한 사람의 집결, 귀가지침 및 교통안내 등에 적극적으로 재난문자가 사용되었어야 한다"며 "법 개정을 통해  빠르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경찰의 배치는 그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그리고 경찰과 지자체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영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업장별로 틀어놓은 음악만 중지되어도 상황전파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용산기지가 반환이 완료되면 녹사평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인근은 세종로 지하주차장처럼 대규모 지하주차장으로 공간을 할당해서 개발해야 한다"며 "그러고 나서 이태원로 전체와 보광로 일부를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차 없는 거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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