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11.10 12:16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기업 중 내년 6월 말 이전에 임기 만료를 앞둔 CXO(Chief X Officer)급 사내이사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출 1조 클럽 기업에서 활약하는 전체 사내이사(669명)의 30%가 넘는 수준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중 2023년 6월 말 이전 임기 만료 앞둔 CXO급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CXO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위 임원을 통칭하는 경영학 용어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포괄한다. 

조사 기업은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 203곳이다. 

조사 대상은 올해 반기보고서 임원 현황에 2023년 6월 말 이전에 공식적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다. 이사회 멤버 중 사외이사 및 비상근 기타 비상무이사 등은 본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230곳의 전체 사내이사는 66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15명(32.1%)은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종료된다. 대부분은 내년 3월 주총 시기에 맞춰 임기가 끝난다. 매출 1조 기업 CXO급에 해당하는 사내이사 10명 중 3명가량이 조만간 재선임, 승진, 이동, 퇴진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200명이 넘는 사내이사들의 평균 연령은 59.5세다. 단일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64년생이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2년(23명), 1961년(20명), 1963년(17명) 순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1960~1964년생에 속하는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경영진만 92명(42.8%)에 달했다.

1964년생 오너 경영자는 정몽열 KCC건설 회장,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이 포함됐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구현모 KT 사장, 허상희 동부건설 부회장,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 등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최연장자는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1939년생)이었고, 최연소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차남 서준석 이사회 의장(1987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은 넥센타이어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23일, 서 의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임기가 내년 3월 26일에 공식적으로 끝나 재선임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10대 주요 그룹 중에서는 삼성과 롯데그룹 계열사에 있는 사내이사가 각 12명씩으로 많았다. 삼성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년 3월 17일에 등기임원 임기가 공식 종료된다. 한 부회장의 거취 여부는 빠르면 이달 말경 개최되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의 경우 지난 2월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직에 새로 올랐기 때문에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재선임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 사장급 이상 대표이사 중에서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부사장급 사내이사 중에서는 ▲사재훈 삼성증권 부사장 ▲최재훈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안정태 삼성SDS 부사장 ▲안기홍 삼성카드 부사장 ▲정홍구 제일기획 부사장이 포함됐다. 이사회 의장 중에서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내년 3월 20일까지가 공식 임기가 만료된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하이마트에서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사내이사가 각각 3명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교현 부회장과 황진구 대표이사가 내년 3월 23일에 공식적으로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황영근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인 맹중오 상무와 하영수 상무도 내년 3월 19일까지가 공식 임기여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박윤기 대표이사와 송효진 재경부문장이 내년 3월 23일에 임기가 마무리된다. 이외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이사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김우찬 롯데정밀화학 상무도 임기 만료 시점이 내년 3월로 다가왔다. 

현대차그룹에서도 5명의 사내이사 공식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임원 임기 만료 시점은 내년 3월 17일이다. 이외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 ▲주우정 기아 부사장 ▲박종성 현대제철 부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도 현재 맡고 있는 등기 임원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된다. 

SK그룹에서는 ▲김철 SK케미칼 사장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한진그룹에서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을 비롯해 노삼석 한진 사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LG그룹에서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김창태 LG이노텍 CFO 두 명만 내년 3월에 임기가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총수가 따로 없는 포스코그룹도 5명의 등기 임원이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특히 포스코홀딩스에서는 전중선 사장을 포함해 정창화 부사장과 유병옥 부사장 세 명의 등기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에서는 윤양수 사장과 신건철 전무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이사회에 계속 남아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조사에서 회장 타이틀을 가진 사내이사는 2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허창수 GS건설 회장 ▲구자용 E1 회장 ▲정몽원 HL만도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내년 3월 공식적으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다. 특히 하림 그룹 김홍국 회장은 하림, 선진, 팜스코 세 곳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통상적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CEO급 경영진에 속하는 사내이사의 재선임 혹은 퇴진 여부에 따라 후속으로 단행될 일반 임원의 인사 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등기이사의 재선임 여부는 올해 경영 실적과 나이, 조직 관리, 미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차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투표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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