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2.11.11 06:54

6명 입후보 의사 밝혀…‘1강 2중 3약’ 경합 예상
정권 낙하산 바람 속 강성노조 전환 가능성

우리은행 본점. (사진=이한익 기자)
우리은행 본점.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우리은행이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에 돌입한다.

그동안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타 은행과 달리 경영진과 큰 잡음이 없었다. 하지만 손태승 회장이 금융위로부터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정부에 대한 반발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내주부터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를 위한 입후보 등록 절차를 개시한다.

입후보 등록 기간은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최종 선거일은 12월 6일 하루 동안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입후보 의사를 밝힌 후보는 총 6명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현 집행부 소속은 4명이다.

관전 포인트는 2002년 우리은행 통합 세대가 새로운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될지다.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한 뒤 2000년 한빛은행으로, 2002년 평화은행과 또 합병된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노조위원장 선거는 구 상업은행 출신과 구 한일은행 출신 간 경쟁구도가 형성돼 왔다.

하지만 2021년 우리금융지주가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우리은행 통합 세대가 노조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은행 안팎의 시선이다.

현재 입후보 의사를 밝힌 후보 가운데 우리은행 출신은 통합1세대로 불리는 박봉수 정책총괄 부위원장(1976년생), 최인범 공약추진실장(1979년생), 이강산 투자금융부 차장(1978년생) 등이다.

김창렬 현장감시실장(1976년생), 정종해 춘천지점 차장(1969년생)은 평화은행 출신이며 신영균 조직지원단장(1973년생)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총 유권자는 약 8700명으로, 대부분 2002년 통합 이후 입행한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통합 이후 입행한 직원들이 실무책임자까지 오르면서 이제는 상업, 한일 출신 굴레에서 벗어나 통합 세대가 주역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정부의 관치금융 입김을 막기 위해서 어느 때보다 단합이 필요하단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안을 확정했다.

문책경고 이상부터는 향후 3년 동안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어 손태승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즉, 차기 회장 선거에 외부 출신 인사가 들어올 틈이 생긴 만큼 외풍에 휘둘릴 우려가 높다.

내부 관계자는 “20년 만에 민영화를 이뤄냈는데 다시 외부 입김에 휘둘린다면 굳이 힘겹게 민영화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낙하산 인사가 추대되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선 노동조합의 단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약 9.8% 보유 중이다. 현재 우리금융 주주 중에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을 추천하는 만큼 차기 회장 선임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