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2.11.22 13:50

취임 후 4년 동안 호실적 달성…올해 증시 한파 발목
투자자 신뢰 회복 노력했지만 금융당국 징계 '부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지난 2019년 1월 선임된 후 4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일문 대표는 선임 당시 '3년 내 순이익 1조원 달성'을 공언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증시 호황기에 힘입어 약속을 지켰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1조4502억원, 영업이익 1조294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대표 취임 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 대표가 선임된 첫해, 2019년 순이익은 6849억원, 2020년은 708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정 대표는 올해 초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 연임 결정 후 정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온라인 및 퇴직연금 등 리테일 부문 영업력 제고를 위해 eBiz본부, 해외MTS개발담당, 연금전략담당을 신설했다.

또한 홀세일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솔루션본부 산하 투자솔루션영업담당, 대체솔루션부, OCIO솔루션부를 추가했다. 

아울러 해외 기업금융(IB) 사업을 본격화하고 시너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 글로벌사업본부, IB2본부 산하 ECM부와 인수영업3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그룹 산하 PF전략부를 각각 새로 뒀다.

조직을 새롭게 갖췄지만, 올해 기대했던 역량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에 약간 밀리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5651억원, 한국투자증권은 439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급격한 금리상승과 자금조달시장 위축, 환율 급등으로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감소 및 위탁매매(BK) 부문 수익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정일문 대표가 지난해까지 압도적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성적표만 보고 연임이 결정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모든 증권사가 시련을 겪고 있다.

대신 정일문 대표의 투자자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은 인정받고 있다.

정일문 대표는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팝펀딩 등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원금 전액을 보상키로 했다.

두 달에 걸쳐 보상을 완료했고, 내부 보상 기준도 명확히 하면서 다른 증권사에 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하며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공매도 규정 위반과 전산 장애 등 두 건의 큰 이슈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 공매도 거래 규정 위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2017~2020년 3년간 삼성전자 주식 2500만여주를 공매도하면서 호가 표시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내부 전산 장애로 홈트레이딩시스템·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 접속이 15시간 동안 막히며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매도 규정 위반에 대해 '직원 실수'라고 해명했고, 전산 장애에 대해선 손실 보상안을 내놨다. 그러나 두 가지 이슈가 올해 연말까지 계속 회자되면서 정일문 대표의 연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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