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2.11.25 16:23

박봉수·김창렬·신영균 후보 ‘1강 2중’ 각축
육아휴직 3년, 안식월 등 파격 휴가제 도입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우리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은행의 차기 노조위원장을 뽑는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후보 등록을 마친 6명의 후보들은 직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 6일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1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입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는 총 6명이다. 이중 통합 1세대 주자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세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

박봉수 후보는 1976년생으로, 2003년 우리은행 1기로 입행했다. 통합 세대 선두주자인 만큼 은행 내 다양한 직군을 포섭하는 게 선거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개인금융직군, 개인금융서비스직군, 사무지원직군, CS직군, IT직군, 본부부서 등으로 직무별로 나눠 있다. 각 직군마다 승진 연한, 수당, 성과급 체계가 달라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박 후보는 ▲책임자 승진 연한 축소(개인금융) ▲직군 전환 확대(개인금융서비스) ▲성과급 단계 금액 격차 해소(CS직군) ▲IT업무 현실에 맞는 보상체계 적용(IT직군) ▲부당 시간외근무 철폐 및 주말출근금지(본부부서) 등 공약을 내걸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MZ세대 맞춤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만 43세 이상 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솔로 지원금 100만원 공약을 내걸어 환심을 샀다. 아울러 종합건강검진제도를 만 30세 미만 직원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박 후보는 육아휴직과 관련해 2년을 보장하고 자녀가 초등학교를 입학할 경우 1년을 추가해 총 3년 휴직을 약속했다. 

상업은행 출신인 신영균 후보는 10년 이상의 노조 활동 경험을 살려 틈새 전략을 취했다. 5년에 1개월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안식월을 제시하고 파견 전담부서를 신설해 인력 공백을 해소하는데 앞장 설 것을 약속했다.

또 조합간부가 영업본부에 상주토록 해 불필요한 업무 지시, 업무시간 준수 등을 현장에서 감시한다는 계획이다.

평화은행 출신인 김창렬 후보는 직원들의 고충, 민원을 해결해 줄 직원보호센터 설치를 약속했다. 또 대체직원 인사, 복지 등 불평등 규정 및 운영을 삭제해 모든 직원들이 공정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전략이다.

영업 측면에서도 직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공약을 내걸었다. 통합창구 운영을 폐지하고 자동화기기를 전면 외주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특히 동전업무를 외주 업체에 맡겨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후보 중 가장 젊은 최인범 후보는 ‘일은 적게, 휴식은 길게, 소득은 높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특히 은행 손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카드 업무의 경우 과감히 KPI 평가에서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또 육아휴직을 추가로 1년 더 보장하고 여행, 학업 등 사유에도 1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매월 1회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토록 복지 제도를 손본다.

우리사주조합장 경험을 살린 공약도 눈에 띈다. 우리사주 매입을 위한 회사 지원금을 월 50만원으로 증액하고 우리사주취득자금대출 이자 지원도 약속했다.

야권으로 분류되는 정종해 후보는 영업 현장의 민심을 공략했다. 선호점포 근무 기회 제공, 육아휴직 복귀 시 생활근거지 배정, 직군별 급여 평준화, 직군전환 TO 및 승진자 2배수 내 확대, 지역별 균형 승진 등을 약속했다.

한편 은행 내부에선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상대 후보의 공약집을 악의적으로 재편집한 뒤 익명 게시판에 게시하는 등 네거티브 선거로 치닫고 있다.

총 유권자는 약 8700명, 이 가운데 선거 승패를 좌우할 표심은 본점과 수도권 지역 조합원이 쥐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경쟁 상대를 깎아내려는 움직임이 도가 지나치단 말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은행 안팎의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서로 싸우는 선거는 지금 시기에 맞지 않다”며 “직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약으로 민심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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