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2.11.28 09:03
테네시주에 건설하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사진제공=LG화학)
테네시주에 건설하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으로 인해 내년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왔다. 

28일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올해(956만대) 대비 25% 증가한 119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시장이 129만대(전년 대비 38%↑)로 성장률이 가장 높고, 중국 699만대(24%↑), 유럽 322만대(21%↑) 순이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높은 이유로 IRA로 인한 보조금, 연비규제 강화,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전기차 출시 라인업 확대를 꼽았다.

브랜드별 누적 20만대 판매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된 전기차 보조금이 IRA에서 부활했고, 승용차 5만5000달러, 픽업트럭 8만달러 이하의 차량은 내년부터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또한 이번 보조금은 소비자들이 후행적으로 받는 세액공제가 아니라 구매 시 공개해서 받을 수 있어 심리적인 수요 확대 효과가 예전보다 더 크다.

한 연구원은 중국의 성장속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전기차 침투율이 급상승해서 초기 확산 국면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신차 기준 전기차 침투율은 올해 2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무화 제도와 내연기관차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구매 보조금의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돼야 중국의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과거의 고성장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시장의 성장 둔화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의 전기차 판매 시 제공하는 슈퍼 크레딧 제도가 올해 연말 종료되면서 업체들의 판매 유인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 이에 한 연구원은 유럽의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연평균 성장률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의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IRA 효과로 미국 시장 선점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IRA는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해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핵심인데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IRA 도입이 우리나라 업체들에게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안전판을 제공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3일 LG화학은 고려아연과 IRA 충족을 위한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24일 SK온은 에코프로, 중국 GEM과 니켈 등 양극재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3자 합작법인(JV)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관련 부품·소재 업체들에 대해 미국 시장 모멘텀을 근거로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향후 관련주들은 과거와 같은 무차별적인 동반 상승이 아니라 차별화된 성장 스토리와 실적을 보유한 업체들 위주의 선별 상승세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로 ▲에코프로비엠 ▲천보 ▲일진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후성 ▲동원시스템즈 ▲신흥에스이씨 ▲DI동일을 꼽았다.

배터리 업체들의 전망은 밝지만,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전망은 어둡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3년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220만대 수준인 한국 자동차 수출 판매량이 내년에는 210만대로 약 4.2%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그 이유로 "미국 신차 수요가 소폭 감소하고 EU는 경기 침체와 에너지난으로 신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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