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2.11.28 13:19

현대차·기아 "로트탁송 차량, 보증거리 2000㎞ 연장"

내달 출시되는 '디 올 뉴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닷새째를 맞아 물류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제품 출하가 막히자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포스코 등에서 물류난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완성차를 옮기는 카캐리어(완성차 탁송차량)가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이번 달 새롭게 출시한 7세대 그랜저의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자칫 연말까지 출고 목표치인 1만1000대를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직원이 직접 차를 몰고 출고센터로 옮기는 '로드 탁송'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신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의 반발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로드 탁송을 거부할 경우, 출고 순번이 뒤로 밀리게 되는 구조여서 구매 고객의 상당수가 로드 탁송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로드 탁송에 동의하는 고객에 주행거리 보증 연장 혜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차체 및 일반 부품은 6만㎞에서 6만2000㎞로,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은 10만㎞에서 10만2000㎞로 늘어난다.

지난 14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최근 복구가 완료된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의 경우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물류난이 심화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으로 인해 광양제철소 생산 물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파업으로 1만5000톤 이상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물류 적체나 재고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수해 복구용 자재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파업으로 육송 출하가 멈춰섰다. 24일 이후 당진·포항·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하루 5만톤가량을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철강 업계는 이번주 내로 화물연대 총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상당 수준의 물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의 경험을 토대로 우선 출하를 진행, 공장 재고를 최대한 낮춘 상태다. 따라서 당장 1~2일 내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주말에는 제품을 내보내지 않아 아직까지 공장 가동에 영향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 우선 출하를 많이 해 둔 상태라 재고 수준도 괜찮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가핵심기반인 물류체계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하고 이날 오전 9시부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이라며 "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총파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교섭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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