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1.14 07:30

'금리 하락' 베팅 늘며 국고채 3년물 장중 3.34% 거래…미 연준, 1분기 내 금리 인상 종료 예상

이창용 한은 총재가 13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은 총재가 13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13일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연 3.50%까지 올랐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8월 0.50%에서 인상되기 시작해 지난해 말 3.25%가 된 뒤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인상이 단행됐다. 연속된 7번의 회의에서 금리가 모두 오르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다만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인상 배경도 결국 '물가'였다. 1월과 2월에도 5%대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다만 경기 둔화가 본격 우려됨에 따라 금통위원 2명의 '동결' 소수의견이 발견됐다. 앞서 열린 지난해 11월에는 만장일치로 인상 결정이 났으나 이번에는 소수의견이 확인됐다.

이에 기준금리 자체는 최종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에서 3명의 금통위원은 3.5%를, 나머지 3명은 3.75%까지를 최종 금리 수준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 총재가 "전제가 바뀌면 견해도 바뀐다"며 약속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시장은 인상 종료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2월 금통위에서의 '동결'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2월 금통위에서 금리변화가 없다면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에 동결되는 셈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향과 무관하게 추가적으로 움직일 유인이 없는 것이 현재 한은의 상황"이라며 "최종금리 3.50%, 연내 동결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 재상승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고 성장 약화 우려를 높인 점은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다"며 "총재가 이번 인상을 끝으로 마무리라는 해석을 경계하고 금리인하 논의도 시기상조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향후 물가 안정 기대 속 성장 약화의 한은 전망과 조합해보면 이번 인상 사이클은 종료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인상속도가 조절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향후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은 막바지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만큼 1분기 내에 종료될 가능성이 있고 더 나아가 연내에 이른 바 '피벗'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미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연준의 통화정책이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면서 2월 FOMC의 0.25%포인트 인상 속도조절 명분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한미 금리차가 상단에서 1.0%포인트로 축소된 만큼 다음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되더라도 한은이 동결할 선택할 여유가 생겼다. 이 총재가 거듭 "한미 금리 차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 역전폭보다는 국내 상황을 우선시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점도 '동결'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직후 국고채 3년물은 3.40%대를 하향한 뒤 장중 3.340%로 거래되면서 기준금리인 3.50%를 크게 하회했다"며 "인상사이클 종료와 물가 하락 가능성에 금리 하락에 대한 베팅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나 1월 통방문에 근거하면 1~2월 5%대 유지 후 하락세를 전망해 연준의 감속이 확인될 경우 인상 종료에 대한 명분은 강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시점이 다가오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관측도 늘고 있다. 현재 한은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2%) 수렴해야 인하를 논의해볼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언급 중이다. 

현재 경로상으로는 물가상승률은 서서히 떨어져 연말 3%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으로는 3.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가 여전히 인하 논의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전제가 바뀌면 견해도 변할 수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안정 등의 요인을 감안할 때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약화되고 있다"며 "여전히 최종금리가 3.75%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향후 시장금리 방향에 중요한 것은 연내 인하 여부로 시선이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무게 추가 점차 물가에서 경기로 기울이지고 있다"며 "당분간 금리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연속 금리인상의 시대'는 끝났다고 판단한다. 이번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4분기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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