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1.13 21:00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결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지만, 일부 증권사는 올해 4분기에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금통위 위원 가운데 주상영·신성환 위원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이날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통화정책방향문을 주목했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그럼에도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 기조가 지속될 필요성이 있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문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한 반면, 이달에는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수정했다. 

또한 "다만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문구를 추가했다.

증권가는 해당 문구를 통해 사실상 이번 인상이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단계라고 인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 3.50%로 동결을 주장하는 위원이 3명이며, 3.75%로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위원이 3명이라고 언급해,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며 "그럼에도 50대 50이라는 의견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는 인상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를 요약하자면 '이 정도면 됐다'의 느낌"이라며 "현재 물가 수준만을 고려했을 때는 인상이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성장을 함께 고려한다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추어도 무방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도 향후 기준금리 경로는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올해 4분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연속 금리 인상의 시대'는 끝났다"라며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없다면 추가 인상 여부는 4월에 결정될 것이며 결국 1분기 지표가 핵심 결정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언급한 바 1분기 중 수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비 둔화는 이제 막 초기 단계다"라며 "이 총재가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경기 상방 리스크를 언급했지만 한국의 중국 수출 중 소비재 비중은 14.3%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한국은 자본재(57.8%), 중간재(27.2%)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수혜가 크지 않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전세 가격 하락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며 올해 4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상이 금리인상 사이클의 마무리로 보고 있으며, 이 총재가 시기상조라고 이야기 했음에도 연내 인하 전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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