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2.14 16:00

신기술·기후發 위험보장 상품개발…AOS 활용 손해사정업무 디지털화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보험산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허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대내외 복합위기에 직면한 보험산업이 새롭게 대도약해 인지(人紙) 산업 중심의 지난 100년에서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100년으로, 급변하고 있는 보험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人)와 각종 안내서·청약서·약관(紙) 중심으로 영업하는 보험 산업은 흔히 '인지 산업'으로 불린다. 허 원장은 이를 '디지털 산업'으로 적극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 원장은 "과거 정형화된 데이터 기반 중심에서 보험 빅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기술변화를 마케팅, 상품개발, 판매채널, 언더라이팅 등 보험산업 전반에 접목해 혁신의 동력으로 삼겠다"며 보험개발원이 추진할 5가지 주요 사업을 제시했다.

먼저 빅데이터·인슈어테크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시대로 전환하는 보험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 정보와 타 기관의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상품개발·고객관리·채널분석'의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를 제시할 계획이다. 데이터의 제공·결합·활용, AI·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의 보험산업 적용가능성을 모색하고 관련 제도·규제를 검토해 시장 현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미래 신기술 확산, 기후 위기 등 환경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도 적극 지원해 디지털 중심의 보험시장을 창출할 예정이다. 미래 신모빌리티 시장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국내외 모빌리티 관련 동향 조사 및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IoT 기술을 활용한 이용량연계형보험(UBI), 지수형 날씨보장보험, 친환경 배터리 관련 산업의 리스크 분석과 상품개발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직을 개편해 인슈어테크팀, 모빌리티지원팀, AOS혁신팀 등 3개 팀을 신설하고 디지털 기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재난안전의무보험 정보시스템, 자동차수리비온라인서비스(AOS) 플랫폼 등 보험산업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보험가입부터 손해사정까지 업무 전반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19개 부처가 각각 관리하고 있는 61종의 재난안전의무보험에 대해 가입의무가 있는 사업자 정보부터 보험가입내역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재난안전의무보험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재난안전의무보험 가입관리가 용이해져 보험사각지대가 최소화되고, 보험사고 시 신속한 피해보상이 가능해지도록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보험산업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AOS 플랫폼을 이용해 보험사 손해사정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험사 간 자동연동, 과실비율 협의 등 자동차사고 과실협의 업무를 AOS 플랫폼에 기반해 디지털화 한다. 또 AI견적 서비스를 정비공장과 소비자에게도 제공해 손상 차량 사진을 촬영하거나 손상 부위를 선택하면 추정 수리비를 확인할 수 있도록해 보상처리 시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부터 IFRS17과 K-ICS가 시행됨에 따라 보험산업의 안정적인 재무변동성과 원활한 제도 안착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IFRS17 시행으로 장래 보험부채인 책임준비금을 결정하는 가정 산출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개별 보험사가 부채산출 시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가정 및 가정별 추가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별회사의 특성을 반영해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개발 지원을 통해 고령 보험시장 확대도 적극 지원한다. 보험의 사각지대인 유병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증가하는 보험사 상품개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유병자 위험률 개선 TF를 운영하고, 간편고지 위험률 산출·관리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고령층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유병자 연금보험의 신규 도입 방안, 간병 서비스·현물급부 서비스 등 간병·치매보험의 상품 다양화 방안 등을 마련해 연금·간병보험 시장의 확대를 모색한다.

반려동물 양육가구 증가와 보험수요 다양화에 대응해 반려동물보험 시장 활성화에도 나선다. 동물병원 진료 후 가입자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고, 반려동물의 가입연령 확대와 고액의 치료비가 소요되는 중증질환 보장 위험률 산출 등 상품을 다양화해 보험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진료비 통계작성 표준안 마련 등을 통해 반려동물보험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모럴해저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보험금 누수를 최소화해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대인 보상정보 중심으로 기 구축된 '경상환자 진료량 종합평가시스템'을 대물 수리비 정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경상환자의 모럴해저드 판단을 위한 통계지표의 확대․제공을 통해 과잉진료로 인해 누수되는 보험금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시행된 경상환자 과잉진료 관련 제도개선에 따른 영향분석, 할인할증 체계·보험금 지급방식 개선 등 모럴해저드 관리를 위한 실무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허 원장은 "미국의 스타트업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엔진인 '챗GPT'가 전 세계에서 선풍적 관심을 끌고 있다"며 "혁신기술은 게임체인저로서 순식간에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으며 우리 보험사들이 디지털 혁신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빅블러 생태계에서는 도태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심이 없는 MZ세대가 보험을 합리적이고 긍정적으로 경험 소비하도록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장기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험산업이 디지털 산업으로서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은 혁신 성장의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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