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2.16 15:11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업 늘어…일부 인수 타진
"폭발적으로 성장하진 않을 것…접근성이 중요"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공개하자 증권사들이 발 빠르게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선제적으로 플랫폼 구축에 나선 일부 증권사들은 올해 중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주요 증권사를 소집해 디지털 자산 관련 첫 회의를 개최했다. 금투협과 증권사들은 회의에서 토큰 증권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데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큰 증권은 실물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된 증권을 기초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아래 증권의 성격을 가진 토큰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실물 자산의 가치를 다수의 투자자가 소액으로 나눠 소유할 수 있어 부동산, 미술품 등 고가의 상품에 대한 조각투자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증권사 토큰 증권 협업 현황. (자료=증권업계 종합)
증권사 토큰 증권 협업 현황. (자료=증권업계 종합)

선제적으로 토큰 증권 구축에 나선 곳은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판다파트너스와 함께 제안한 블록체인 기반 금전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혁신 서비스로 지정됐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다양한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조각투자, 증권형 토큰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 플랫폼 사업을 위해 자체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가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직후 '토큰 증권 얼라이언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토큰 증권 얼라이언스는 토큰 증권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안전한 자산을 토큰화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협업하는 조직이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금융기술 기업 피어테크,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의 운영사 스탁키퍼와도 협업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SK C&C와 함께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KB증권은 비공개로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및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 주문, 체결 등 거래 기능과 매체의 연동 기능 등의 기능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키움증권은 2년 전부터 다양한 분야의 블록체인 업체들과 협업 관계를 맺는 중이다. 조각투자 업체도 음악, 미술품, 부동산 등 각 분야 대표 기업인 뮤직카우, 테사, 카사, 펀블 등과 협력하고 있고 토큰 증권 인프라 형성을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토큰 증권 영업에 가장 유리한 사업자로 꼽힌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토큰 증권 거래 시작 시 키움증권 플랫폼(영웅문S#)의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초창기 키움증권의 역할은 토큰 증권 매매 서비스 제공 및 계좌관리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태생이 온라인 기반 증권사이기에 기술 적용에 큰 어려움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카사를 인수해 조각투자 플랫폼 관련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모두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업해 토큰 증권 시장 선점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토큰 증권 시장이 아직 가상화폐 시장과 비교하기엔 시장의 성장이 빠르지는 않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지난해 11월 말 거래량은 2억달러를 넘는 반면 tZERO(미국의 대표적인 토큰 증권 거래소)는 180만달러에 그쳤다.  미국은 지난 2017년부터 토큰 증권의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5년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활발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암호화폐 공개(ICO)와 달리 토큰 증권은 법을 준수해야 하는 만큼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 제한된 투자상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또한 새롭게 설립된 전용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된다는 점도 성장이 더딘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심 연구원은 미국처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토큰 증권이 성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자들의 토큰 증권 시장에 대한 접근성은 미국보다 더 좋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관련 시장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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