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23 16:20

"기준금리 동결됐지만 시장금리 추가 상승할수도…부동산 PF 영향 점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14개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14개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은행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은행권의 상생노력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23일 하나은행 본점에서 은행 차주인 금융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면서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지속돼 서민 경제의 주름이 깊어 가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은행이 금융시장 안정과 국민들의 자산관리라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하면 은행의 공공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은행권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부정적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적 여론은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경쟁제한 등 구조적 문제와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이익에만 집중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모습, 또 그 이익을 과도한 성과급 등으로 분배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 것에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은행권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기 위한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닌,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도 은행권의 경쟁을 강화해 과점적 지위에서 비롯한 과도한 이자이익을 예대금리차 축소 등을 통해 국민과 향유하는 등 상생금융을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은행의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를 통해 실물경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기능 강화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융시장 동향 및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해 점검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연 3.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속된 7번의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모두 인상됐다.

이 원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최근 국제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도 있는 만큼 금리 상승이 금융소비자 및 부동산 PF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연체율 상승 추이를 정밀 분석하고 취약차주에 대한 선제적 지원 및 건전성 확보를 위한 리스크관리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회사의 평가 실태도 점검하고 금융 업권별 및 공동의 대주단 협약 마련도 금융권과 신속하게 협의해 나갈 것"을 지시하며 "내외금리차 확대 및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가능성 등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에게 평상시에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충당금과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등, 위기상황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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