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3.06 08:56

현대차증권 "가장 큰 걸림돌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반독점 이슈 해소가 관건"

(사진제공=하이브)
(사진제공=하이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법원이 카카오를 상대로 신주·전환사채 발행을 막아달라는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가운데 하이브가 SM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6일 현대차증권은 하이브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만약 SM 인수를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K팝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4만원을 유지했다. 하이브의 전 거래일 종가는 18만7400원이다.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유성 부장판사)는 이수만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하이브는 15.8%+α(공개매수 성공분)에 해당하는 SM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우호 지분 및 추가 의결권 확보를 통해 이달 말 주총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대 진영의 지분율이 1% 남짓에 불과하며 이번 인용 결과가 여론 및 소액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하이브가 SM 인수전 우위를 확고히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의 SM 인수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가 SM에 대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 향후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될 경우 반독점 이슈를 해소하는 것이 딜을 완결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며 "양사 결합 시 K팝 글로벌 음반 판매량·글로벌 공연 매출·팬덤 플랫폼에서 과반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하이브가 SM 인수에 성공하면 초거대 K팝 엔터사가 탄생한다. 김 연구원은 "양사 합산 음반 판매량을 올해 4500만장을 웃돌고, 합산 공연모객수는 3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NCT 등 현재 빅3 보이그룹을 모두 보유하게 되고 위버스와 디어유 등 팬덤 플랫폼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용자금에서 우위인 카카오가 총력전으로 임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의 지난해 9월 말 가용현금은 1조1000억원 규모이며 4분기 영업현금흐름 및 1분기 신규 차입금 3200억원을 더하면 1조 후반대가 최대 자금 동원 능력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미국 힙합 레이블 인수자금을 빼면 SM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 가능 주당 가격은 16만원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9월 말 가용현금이 5조7000억원에 달하고 카카오엔터가 연초 1조20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자금 동원력은 카카오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며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포함해 SM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에는 하이브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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