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3.13 13:19

2공장 내부 8만7000여㎡ 전소…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도 생산 차질 우려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현장. 거대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현장. 거대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된데 이어, 한국타이어 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대전공장 일부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13일 오전 11시께 초진 진화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후송된 11명은 모두 귀가했으며, 북쪽 2공장 등이 전소되면서 타이어 약 40만개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화재는 대전공장의 북쪽 2공장 가운데 위치한 가류공정(타이어 반제품을 성형한 뒤 열을 가해 찌는 공정)에서 발생해 이후 2공장의 물류동과 원료공장까지 확대됐다. 2공장 내부 8만7000여㎡가 대부분이 불에 탔고, 물류동에 보관된 제품 약 40만개도 모두 화재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화재로 한국타이어는 생산 및 납품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공장은 한국타이어의 전체 생산량 중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공장 중 하나다.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하루 평균 4만~4만5000개가 생산되며 연간 2000만개 정도의 타이어가 생산한다.

한국타이어 측은 "소방 당국과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전체를 대상으로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에 1조7031억원 규모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한국타이어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9월 30일, 대전공장 1공장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창고 내부와 타이어 완제품 등을 모두 태우고 12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보다 4년 여 전인 2010년 4월에도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었으며, 2002년 3월에도 금산공장의 원료공장동에서 불이 나 7시간여 만에 진화한 바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제공=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제공=한국타이어)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의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우려하고 있다. 총수의 부재로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대형 화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지난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를 법원이 발부해 조 회장은 구속됐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해주는 부당 지원에 조 회장이 관여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자택과 한국타이어 본사, 그룹 계열사 및 관계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에 타이어몰드를 장기간 납품해 온 업체로, 지난 2011년 한국타이어그룹에 편입됐다. 당시 MKT홀딩스의 지분은 한국타이어 50.1%, 조양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29.9%,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 20.0%로 구성됐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들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이들이 게릴라성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마저 고조된 상황이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화재는 완성차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65%는 해외로 수출되며, 나머지 35%는 국내 공급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에서 출고하는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 ▲소형 SUV 베뉴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한국타이어 제품의 재고 상황을 파악하는 등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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