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21 12:10

석유협회·가스공사 "원유·천연가스·석탄값 전년 고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 낮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월 2일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EU 통상현안대책단 출범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월 2일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EU 통상현안대책단 출범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글로벌 경기 상황과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우리가 직면한 수출 여건은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과 반도체, 자동차, 석유, 철강, 석유화학 등 업종별 협회,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개최한 '수출입동향 점검회의'에서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와 수요둔화 흐름 속에서 3월 1~20일 수출이 전년 대비 17.4% 감소하면서 63억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통관 기준 잠정치)은 309억달러로 1년 전보다 17.4%(-65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입은 373억달러로 5.7%(22억5000만달러) 줄었다. 이에 이 기간 무역수지는 6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41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50.4%) 수준을 소폭 상회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가 함께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활력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수출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안 본부장은 "정부는 최근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 파산, 유럽 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의 유동성 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수출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올해 수출이 반드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모든 수출지원역량을 결집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우리나라의 2023년 전체 수출목표를 6850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6838억달러)보다 0.2% 많은 수준이다. 지난 2월 23일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4.5%의 수출 감소를 전망하고 있지만 우리는 작년보다 목표치를 높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업종별 협회에서는 상반기까지는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고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수출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는 물류, 세제, 금융, 마케팅 등 업종별 맞춤형 지원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CBAM(탄소국경조정제도)·GSSA(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 협정) 등 수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정부에 요청했다.

대한석유협회와 한국가스공사는 "에너지시장에서 러-우 전쟁 장기화와 금융부문 충격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나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 가격이 전년 고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는 에너지류 가격이 올해는 다소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안 본부장은 "고금리 등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수출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를 중심으로 모든 부처와 지원기관이 함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른 시일 내 수출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비상한 각오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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