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3.24 13:00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제공=아워홈)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제공=아워홈)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축산업무 담당자가 거래업체들을 대상으로 거래금액 일부를 빼돌리다 회사에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축산파트를 담당해온 A씨가 다수의 수입육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거래금액 일부를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횡령)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인 것은 맞다"며 “아직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개인정보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횡령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 관련 업계에서는 A씨가 적지 않은 금액을 착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워홈의 축산 부문 매출 규모는 가공육을 제외한 신선육만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수입육에 한정됐지만, 수입육 거래 규모도 수백억원 규모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황을 살펴봤을 때 수입육 납품업체에 거래 대가를 빌미로 거래금액의 일부를 차명계좌로 건네받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며 “대다수 업체가 농축산물 MD를 한 곳에 오랫동안 두지 않고 로테이션(순환 업무)하는 이유도 이런 부정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아워홈에서 축산 담당을 오랫동안 맡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 감사 결과에 따라 A씨에 대한 법적 고발도 뒤따를 전망이다.

한편, 해당 업계에서는 과거에도 이번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만큼, 식자재 관리의 허술함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한 식품 대기업 마케팅담당 부서에서 수출담당 직원들이 홍보용 상품 일부를 개인창고로 빼돌리는 등, 약 4년 동안 10억원어치를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금융권이 6000억원대에 이르는 육류담보 사기 대출에 휘말리기도 했다. 담보물 추적이 어려운 육류 특성을 이용해 대규모 대출 사기를 일으킨 동산담보대출 사기 사건으로, 당시 제2금융권 전체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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