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31 09:36

수출기업에 '최대 0.6%p' 금리우대 '수출경쟁력강화 지원자금' 내일 출시…2조 규모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31일 "역대 최대 수출액(638억달러)을 기록했던 지난해 3월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이번 달 수출 감소폭은 2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빠른 시일 내 수출이 성장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세제·금융지원, 기업 애로해소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해 "최근 수출 부진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여전히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통관 기준 잠정치)은 309억달러로 1년 전보다 17.4%(-65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21억3000만달러로 23.1%(-6억5000만달러) 줄었다.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은 중국 경기 부진 및 IT 경기 하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섯 달 연속 감소 중이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중 반도체 수출은 59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2.5%(-44억달러) 줄었는데, 이는 2월 수출 감소폭(-41억달러)을 상회한다.

방 차관의 발언을 고려하면 월간 수출 감소는 3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무역수지 적자는 13개월째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3월 1~20일 기간에도 무역수지는 63억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41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50.4%)을 이미 상회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방 차관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폐쇄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지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인데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을 돕고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45조원이 확대된 역대 최대 규모인 540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월부터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대응과 혁신기업 성장지원 및 취약기업 재기지원을 위한 8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올해 신규로 3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와 1조원 규모의 4차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준비 중이고 운영 중인 30조6000억원 규모 모태자펀드에 더해 2조원 규모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3일 열린 '수출투자책임관회의'의 후속조치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최대 0.6%포인트 금리를 우대하는 2조원 규모의 '수출경쟁력강화 지원자금'은 4월 1일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른바 K칩스법이라고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방 차관은 "임시투자세액공제 한시 도입,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올해 기업 투자시 최대 3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며 "전폭적인 투자 세제지원으로 우리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후속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4.8%)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고 3월에도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배추, 소고기 등 농·축산물 가격도 생산량 및 재고 증가 등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직전 겨울 한파 영향 등으로 무, 파, 닭고기 등 일부 품목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대형마트 등과 함께 주요 농·축·수산물에 대해 최대 50%의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2분기에도 소비자 부담이 높은 품목 대상으로 170억원 규모의 할인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닭고기·대파·명태·무 등 수급불안 품목과 칩용 감자·꽁치·종오리 종란 등 식품업계·농어가 생산지원 품목 등 7개 품목에 대해 5월부터 관세율을 인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공급이 부족한 수급 불안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확대를 통한 추가 수입 조치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률은 하락세가 기대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11월과 12월에는 5.0%에 그쳤다. 올해 1월에는 전기료 인상 요인으로 5.2% 상승하면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를 기록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월 물가와 관련해 "부문별로 불안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도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석 달 만에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의 경우 지난 7월(4.7%) 정점을 찍은 뒤 4% 초반에서 움직이다가 12월(3.8%), 1월(3.9%)에는 3%대로 하락했지만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2월(4.0%)에 진입했다가 다시 3%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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