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4.29 06:30

교보증권 "내외금리차 확대에도 5월 한은 기준금리 3.5% 유지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준금리가 마지막 인상을 앞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우리 시간으로 오는 5월 4일 새벽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은 연준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

5월 연준의 추가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져도 한은은 5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올린 뒤 지속적으로 동결, 운용 중이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4.75~5.00%이다. 코로나 대응을 위해 0.00~0.25%까지 떨어졌던 연준 금리는 지난해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 3월 5%에 도달했다.

시카소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8일 기준 5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상할 가능성은 87%에 달한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시장은 5월 마지막 인상 후 이르면 연내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월 FOMC 당시 점도표. (자료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3월 FOMC 당시 점도표. (자료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국내 증권가도 5월 인상이 마지막이라는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 이후에는 숨 고르기를 하면서 쉬어가는 동시에 추가 금리 인상은 하지 않는 정책 기조의 변화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고물가에 따른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하되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들어 미국 물가 상승률이 5%까지 하락한 가운데 정책금리 상단이 5%까지 인상됐고 5월 이후로는 실질 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되는 구간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로 점차 고금리의 여파가 수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결국 금리 인상을 중단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시장의 마지막 인상 예상에 반하는 연준 인사의 매파적인 발언도 나온 바 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를 5.7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은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는 발언"이라며 "인하 시기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인식이 좁혀지기 전까지 연준은 매파적일 수밖에 없고 5월 인상이 종료돼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 아래 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책금리가 예상 최종금리에 근접함에 따라 이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지만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연내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부터 3월 FOMC 기자회견까지 연준은 베이스 시나리오상 연내 금리 인하를 상정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인하를 고민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회귀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한은도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부정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물가 상승률을 연말에도 3% 초반으로 보고 있는데 하반기에 불확실성이 많다. 물가가 중장기목표(2%)로 수렴하기 전까진 인하 논의는 안 하는 것이 좋다"며 시장의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이에 5월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2월과 4월에 이어 추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5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환율로의 리스크 전이가 제한된다면 한은이 추가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5월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뒀지만 사실상 국내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됐다"며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추가적으로 통화긴축에 나서기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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