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4.30 13:12
지난 3월 16일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지난 3월 16일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일본 언론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 한국을 찾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16∼17일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 짙으며, 한미정상회담 직후 미국의 의중을 빠르게 반영하고자 방한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일본 주요 언론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내달 초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5월 7~8일로 구체적 날짜를 명시했으며,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도 방한 일정이 5월 초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나 답방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에 기시가 총리가 빠르게 화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한미일 3국의 동맹 강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방한 시기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조기 방한은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의 자세에 부응하고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 이전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동맹국인 미국이 한일 결속을 중시하기에 이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려면 한미일 결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때도 한미일 협력을 언급할 정도로 3국 동맹 강화를 촉구했다.

또한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이뤄지면 지난달 윤 대통령이 방일해 쌍방 합의한 ‘셔틀 외교’가 본격 가동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셔틀 외교는 한일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방한하더라도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6일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호응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다. 1998년에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가 담겨 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내에서 일본 측의 명확한 사죄가 없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에 이번 방한을 통해 기시다 총리가 어떻게 말할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총리는 자민당 보수파의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한국 측의 요청(성의 있는 호응)에 응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이뤄지면 2018년 2월 아베 신조 총리의 방한 이후 5년 3개월 만에 일본 총리가 한국을 찾게 된다.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왔으나, 양국의 갈등 상황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은 저서를 통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말을 맞추고 고의로 지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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