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4.30 14:31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6년 글로벌 양산차 제조사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기준 양산차 판매 1위는 일본 도요타그룹으로 1048만3000대다. 이어 독일 폭스바겐그룹 848만1000대, 현대차그룹 684만5000대다. 단순 수치로 현대차그룹이 4년 만에 363만8000대의 격차를 뒤집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6년, 글로벌 1위 업체가 바뀐다’는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 920만대를 팔아 판매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미·중 갈등과 중국 시장의 급격한 전기차 전환이 현대차그룹의 1위 달성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중국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중국 판매는 330만대로 글로벌 판매의 40%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중국 판매는 전체 23%인 230만대로 집계됐다.

만약 두 업체가 중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2026년 폭스바겐그룹과 도요타그룹의 중국 판매는 각각 지금의 절반 수준인 170만대, 120만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약 40만대의 판매량(현대차 27만3000대, 기아는 13만대)으로 시장점유율이 1.68%에 불과하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낮다는 점과 향후 미국과 인도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2026년 판매 1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연 30만대 생산이 가능한 전기차 전용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마하라슈트라주의 GM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아의 인도 제2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은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총 80만7067대를 판매해 인도 시장을 미국, 한국에 이은 세 번째 시장으로 올려놨다. 2021년 68만6616대 판매 대비 17.5%의 가파른 성장세다. 임 연구원은 “생산량 증대가 실현되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 미국과 인도에서 각각 60만대, 100만대를 더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완성차 제조사 연도별 판매 추정치. (자료제공=삼성증권)
주요 완성차 제조사 연도별 판매 추정치. (자료제공=삼성증권)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환경적 변화를 고려해도 다양한 변수가 산재하기 때문에 예상 시나리오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진단이다. 현실적으로는 판매량보다 영업이익에서 현대차그룹의 추격세가 매서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4667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10조2000억원)에 이어 2위가 유력하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도요타그룹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5094억엔(약 5조1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합산 영업이익률(10.5%)은 폭스바겐(7.3%), GM(6.2%), 도요타(5.9% 전망)를 크게 앞서고 있다. 1위인 테슬라(11.4%)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임 연구원은 “향상된 실적과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토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 10배 밸류에이션으로 재평가가 예상된다”면서 “2024년 주당순이익(EPS) 기준으로 시가총액 100조원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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