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5.05 12:20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일선 경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자산 9조3000억원으로 재계 50위에 위치한 금호석유화학그룹은 3세 경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일선 경영에서 손을 떼고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맡게 된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4남으로, 1976년 한국합성고무(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7년간 석유화학 업계에 몸담으며, NB라텍스 분야 세계 1위(지난해 기준 30%)를 기록하는 등 경영능력을 발휘해왔다.

2009년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분쟁을 빚으며 '형제의 난'을 겪었고, 다음해인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다.

박 회장의 용퇴에는 제한적인 경영 참여가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8년 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집행유예 기간인 이듬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법무부는 취업을 승인하지 않았고, 이후 취업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심에서는 박 회장이 승소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박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섬에 따라, 장남인 박준경 사장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이동한 그는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작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올랐다. 박 사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7.45%로 박 회장(6.96%)보다 많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