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5.08 11:10

기시다 총리, 8일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7일 일본 총리로서는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외신들의 집중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 총리가 미국의 두 우방 사이 관계를 계속 틀어지게 해온 역사적 분쟁의 존재를 인정, 수긍했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1910년~1945년 (식민 지배) 점령 기간에 범한 잘못에 관해 새롭게 공식 사과하는 것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함께 연단에 섰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함께 연단에 섰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로이터는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현 정부는 이전 정부의 입장을 물려받았다고 언명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전 정부 중 일부가 사과를 했던 만큼 이전 정부 입장 승계 발언은 의미가 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의 역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의 협력을 향해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에 대해 강조했다.

아사히는 "강점기 강제 징용의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배상 상당분을 지불하는 해결책을 냈다"고 전했다.

즉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공동선언 (김대중-오부치)'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 이어받고 있다고 기시다 총리가 표명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호평과 비평을 섞어서 평가했지만 아사히는 한일관계 미래에 방점을 찍고 기시다 총리의 역사인식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함께 연단에 선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함께 연단에 선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AP 통신은 공동 기자회견 전에 나온 기사에서 한국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1910~1945년 한반도 식민 지배에 관해 좀더 직접적인 사과를 할 것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가 그렇게 언급하면 일본과 보다 강한 유대를 구축하려는 한국 윤 대통령의 추진에 대한 지지가 더 강해질 것이며 대통령이 상응하는 대가도 받지않고 선제적으로 양보를 했다는 국내 비판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타임스 역시 기자회견 전 기사에서 "양국 간의 '불평과 원성의 시대'가 세계 정세 변화의 압력에 뒤로 물러나고 있으며 여기에 두 지도자의 개인적인 접근법이 가세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관계 변화의 불가피성에 주목한 해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과 일본이 각각 최대의 교역 상대국인 중국 그리고 핵심 안보 우방인 미국 사이에 섬세한 균형잡기의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양국의 처지는 미국과 중국이 고급기술 사안에서부터 정찰풍선과 러시아 우크라 전쟁 지원 문제에 이르기까지 대응하기가 한층 난처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일본 총리 부부가 지난 7일 서울 한남도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일본 총리 부부가 지난 7일 서울 한남도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이런 가운데, 앞서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12년 만에 양국 간 '셔틀 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를 성사시키면서 안보, 경제, 사회 등 양국 간의 전반적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우리 전문가들의 일본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아울러 이달 중순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우리 국민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세대 교류 및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북핵 위협에 있어서 한미일 3국이 공조하는데 공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 간 확장 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일본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 핵·미사일 억지를 위한 한미일 협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그리고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를 갖는다.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함께할 예정이다.

주한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리는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 티타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셔틀외교' 복원에 따른 한일 양국의 경제 교류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할 전망이다.

특히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 개발 등 주요 산업에서의 협력 등에 대한 의견도 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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