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05.20 00:15
동기둘에 새겨진 연 모양 그림. (사진제공=플로스원)
동기둘에 새겨진 연 모양 그림. (사진제공=플로스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사막 지대에는 특이하게 생긴 석조 구조물이 많이 발견된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 구조물은 크기가 보통 몇 마일에 달해 비행기를 타야 만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석조 구조물은 기다란 꼬리가 달린 '연'처럼 생겼다. 고고학자들은 이 구조물이 야생 동물 무리를 잡기 위해 사용됐다고 생각했다.

학자들은 연 구조물의 특징에 주목했다. 먼저 연속된 선처럼 돌로 만든 기다란 '꼬리 끈'의 존재다. 꼬리 끈은 연의 '몸'에 해당하는 울타리로 이어진다. 그리고 울타리 가장자리를 따라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사냥꾼들이 가젤 무리를 돌로 된 기다란 줄을 따라가며 몰아 구덩이에 빠뜨려 죽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구조물을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었는지는 수십년동안 미스테리로 남았다.

지난 10년 동안 레미 크라사드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 박사와 동료들은 위성 사진을 이용해 6000개 이상의 사막 연들을 모양과 크기에 따라 구분했다. 다른 연구원들은 조사와 발굴을 하면서 석판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전에 발견된 석판의 그림으로는 특정 연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없었다.

크라사드 박사와 동료들이 지난 2015년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 구조물 근처에서 사막 연을 정확하게 묘사한 두 개의 돌 기둥을 발견하면서 비밀이 풀렸다. 7000년에서 9000년 전 사이에 돌에 새긴 그림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건축 계획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돌기둥에 새겨진 그림과 연 구조물의 모양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원들이 돌기둥 그림과 총 69개의 연 구조물을 비교했을 때 요르단-사우디 지역의 연 구조물과 그림이 서로 같은 모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돌기둥 그림이 연 구조물을 만드는 청사진이었는지, 아니면 사냥꾼들을 위한 지도로 사용됐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본 '사막 연 구조물'. 동물들을 기다란 꼬리 끈을 따라  몰아 울타리 가장자리에 있는 구덩이 빠뜨려 잡는 구조물이다. (사진제공=플로스원)
비행기에서 본 '사막 연 구조물'. 동물들을 기다란 꼬리 끈을 따라 몰아 울타리 가장자리에 있는 구덩이 빠뜨려 잡는 구조물이다. (사진제공=플로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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